소리에 대한 단상
김 정 해
1.북
그대의 큰 울림에 된바람도 가리가리
파랑치고 부스러진 그 살점 생의 빛깔, 이른 봄 활활 불덩이, 장중히 일어서다
2.장구
지상의 갈피마다 음표로 꿰어 걸어
이승의 열 두 고개 정한의 춤사위마당
소리에 기댄 바람도 뒤 밀며 들썩인다
3.꽹과리
소리도 빛깔 있어 곱씹으면 감칠맛이다
깨갱 깽 깨갱 깨 깽 심장에 놋쇠를 넣고
어둠을 태우는 굿판 상쇠가 불숲을 날다
4.가야금
이승의 언덕배기 살갑게 수를 놓는,
행간에 여울지는 열 두 피륙 생의 빛깔
끝없는 바다에 띄운 그 비단결 배를 타다
5.아쟁
긴 한숨 눈시울 적신 어두운 이승의 강
이생의 밧줄을 타듯 엮어 온 네 물줄기
가없이 풀어놓는 말, 일곱 빛깔 실루엣이다
6.피리
긴 한숨 굳어 앓다 솟는 봄 꽃 한 다발
침묵의 깊은 모서리 이승의 층층 갈피
서럽다 못내 하던 여운, 어머니의 소리 한 밭
사랑방 음악회가 열립니다
장소:남산 국립극장 내 별오름극장
때:2008,8,21(목) 7시30분(예약 확인 요함)
*예술감독 황병기님의 작가소개와 공연 내용의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악기의 음율과 나비의 파장이 음에서 빛으로 승화 돼, 우리 마음으로만 읽는 영역으로 사랑방에 계신 분만 맛 볼 수 있는 예술입니다, 더위도 한풀 꺾인 가을초입, 남산의 야경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우리 국악예술의 멋을 같이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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