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오늘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식 출범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체계로 출발하는 역사적인 변화다. 통합은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은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통합 초기에는 우려되는 점도 있다. 조직 개편과 인사, 업무 조정, 예산 재배치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행정의 관심이 일부 핵심 과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지역사회의 관심이 호남 반도체 산업에 쏠려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미래산업 육성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분야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서는 안 된다.
행정은 우선순위를 정해 일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과 다른 분야의 업무가 멈추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중요한 현안을 먼저 해결하더라도 각 분야는 기존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행정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 공백과 조직 혼란이 불가피하다.
농업은 이러한 원칙이 가장 필요한 분야다. 농사는 행정 일정에 맞춰 기다려 주지 않는다. 벼와 과수, 축산, 시설원예는 모두 적기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렵다. 연구개발과 기술보급, 병해충 예찰, 영농지도, 각종 지원사업도 계절에 맞춰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통합이라는 이유로 의사결정이 늦어지거나 행정이 정체되면 그 피해는 결국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더욱이 농업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 농촌 고령화, 청년농 육성, 스마트농업, 농식품 가공과 수출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금은 속도를 늦출 시기가 아니라 현장 대응력을 더욱 높여야 할 시기다. 그래서 통합 초기일수록 중요한 것은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대형 현안은 별도의 추진체계를 통해 집중적으로 해결하되, 농업은 농업대로, 복지는 복지대로, 환경은 환경대로 기존 조직이 흔들림 없이 업무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통합시 정책도 이러한 기반 위에서 단계적으로 접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이다. 통합 초기에는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조직이 맡아온 기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일이 우선이다. 해당 분야를 충분히 이해하는 책임자가 조직을 이끌어야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고, 현장도 혼란 없이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분야의 특성과 업무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 업무 파악과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조직은 방향을 잃기 쉽다. 결국 행정의 지연은 현장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은 기존 체계를 모두 바꾸는 과정이 아니라 두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전남은 대한민국 최대의 농업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고, 광주는 연구와 교육, 소비와 유통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두 지역의 장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스마트농업과 농식품산업, 치유농업 등에서도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 밖의 분야까지 함께 움직이게 만드는 행정에 있다. 농업은 계절을 기다려 주지 않는 산업이며, 현장은 행정이 정리될 때까지 멈춰 있을 수 없다. 통합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려면 중요한 현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모든 분야가 연속성을 유지하며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농업 홀대는 전남 홀대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5.).
허북구. 2025.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대, 전남농업기술원의 역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6.12.)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 조직이 경쟁력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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