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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화훼장식과 감정 치유의 과정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송미진 교수
  • 기사등록 2026-05-19 08: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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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인간은 감정을 지닌 존재다. 기쁨과 행복 같은 긍정적 감정뿐 아니라 불안, 외로움, 분노, 상실감 같은 부정적 감정도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문제는 현대 사회가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빠른 경쟁과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보다 감정을 억누르고 견디는 일이 더 익숙해졌다. 그러나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축적되며 스트레스와 정서적 피로를 키우게 된다.

 

최근 치유농업과 원예치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치유화훼장식은 이러한 감정 문제를 다루는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치유화훼장식은 단순히 꽃을 보기 좋게 꾸미는 활동이 아니다. 꽃을 만지고 향기를 느끼며 배열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정리하는 치유적 활동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결과물보다 과정이다.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었는가보다 꽃을 다루는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감정 치유는 대개 감정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냥 답답하다”, “괜히 힘들다” 정도로만 느낄 뿐 감정의 원인과 상태를 깊이 들여다보지 못한다. 그런데 꽃을 고르는 과정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현재의 감정 상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밝은 색의 꽃에 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차분한 녹색 식물이나 작은 들꽃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현재 심리 상태와 감정 흐름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다음 단계는 감정의 표현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직접 언어로 표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처나 불안, 외로움 같은 감정은 쉽게 드러내기 어렵다. 그러나 꽃은 이러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꽃의 색과 형태, 배치 방식은 참여자의 심리 상태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자유롭게 퍼지는 형태의 장식은 해방감이나 활력을 나타낼 수 있고, 정돈된 구조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심리를 반영할 수도 있다.

 

치유화훼장식에서 중요한 점은 감정 표현이 ‘안전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직접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라고 하면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꽃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는 비교적 편안하게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털어놓는다. “왜 이 꽃을 선택했나요?”라는 질문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자기 표현을 유도한다. 꽃은 감정 표현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감정표현 이후에는 정리와 안정의 과정이 이어진다. 꽃을 다듬고 배열하는 반복적 행위는 심리적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인간은 일정한 리듬의 반복 활동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꽃 줄기를 자르고, 잎을 정리하고, 균형을 맞추는 과정은 마음의 흐름을 차분하게 만든다. 여기에 꽃의 향기와 색채 자극이 더해지면서 심리적 안정 효과가 높아진다. 실제로 자연 기반 활동은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 화훼장식 활동은 감정 치유를 사회적 관계 회복으로 확장시키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꽃을 장식하는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대화와 공감이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작품을 보며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도 간접적으로 공유된다. 이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관계 회복과 공동체 형성의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현대인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감각 경험이 점점 단순화되고 있다. 화면 속 정보는 많아졌지만 실제 자연을 만지고 향기를 맡으며 느끼는 경험은 줄어들고 있다. 치유화훼장식은 이러한 삶 속에서 인간의 감각과 감정을 다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꽃을 손으로 만지고 향기를 맡으며 집중하는 시간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치유화훼장식의 본질은 결국 꽃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며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인간은 때로 말보다 색과 향기, 형태를 통해 더 솔직하게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치유화훼장식은 단순한 장식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치유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치유농업 분야에서도 화훼장식은 단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감정 회복과 정서 안정, 관계 형성을 위한 중요한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꽃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표현하게 하는 살아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6. 예술치료, 원예치료, 화훼장식, 치유농업의 관계.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5-12).

송미진. 2026. 화훼장식에서 선의 표현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5-4).

송미진. 2026. 치유농업 음식치유와 식탁 환경, 그리고 팜파티.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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