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가 목소리를 점차 키우고 세력화를 도모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며 친명(친이재명)계를 비판했다.
그는 "김경수·김동연·김부겸 모두 나서달라고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인격적 공격을 해선 안 된다"며 "갈라치고 비아냥대며 왜 애써 좁은 길을 가려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에 복당한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정권 교체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고 이재명 대표에 견제구를 날렸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광주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힘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총리는 9일까지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돌며 청년과 지역 경제인 등을 만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정면으로 겨냥해 최근 "우리(민주당)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연일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비명계의 세력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의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비명계 주자들 간 연대의 틀을 만들기 위해 오는 18일 '희망과 대안 포럼'을 출범시킨다.
비명계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고 뚜렷해지자 이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비명계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통합 행보를 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을 기용하며 계파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당 대표 특보단 외교안보보좌관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기용했고,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조윤제 전 금융통화위원과 오찬 회동을 했다.
친문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싱크탱크 '일곱 번째 나라 LAB' 소속인 '경제통' 홍성국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발탁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날을 세우는 비명계 주자들과 만나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연히 비명계 인사들을 만나야 한다. 다만 구체적으로 잡힌 일정은 아직 없다"며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행보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여권 후보를 상대로 쉽지 않은 싸움을 펼쳐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더구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야권 표 결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더는 잡음이 커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지원은 친명 혹은 비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최근 갑자기 민주당을 친명·비명으로 갈라치기 하는데, 모든 진보 야권세력이 뭉쳐서 투쟁해야 한다"며 "총구를 옆으로 해서 총질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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