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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나주배 품종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8-05 08: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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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심각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의하면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주변을 뒤덮고 있어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이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던 지난 1994년과 2018년에도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는데, 지구 온난화에 의해 최고 온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폭염은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농작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블루베리가 피해를 입고 있다. 블루베리의 재배에 적합한 기온은 30℃까지인데, 고온과 강한 햇볕의 영향으로 수분 군형이 맞지 않아 열매가 작고 뾰족해지는 등 정상적인 열매로 자라지 못한 것들이 많아 피해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나주배이다. 나주배의 품종은 약 80% 가까이가 신고(新高)이다. 신고배는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으로 우리나라는 1930년대에 들어왔다. 과육이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며 신맛이 적은 것이 특징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 도입된지 100년 가까이 되도록 안정적인 생산이 이루어졌고, 생산에 큰 위협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국내 재배 면적이 가장 많은 품종이다. 그렇지만 신고배는 자꾸만 더워지는 여름철 더위에 대한 검증은 되어 있지 않다.

 

엘니뇨 현상이나 라니냐 현상과 같은 자연 현상에 도시화에 의한 히트 아일랜드 현상, 그리고 지구 온난화가 복잡하게 겹쳐져 고온이 되면 이제껏 신고를 재배했던 환경과는 다른 환경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러한 환경에서 재배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며, 그에 따른 위험성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지바현(千葉県)에서는 여름철 폭염으로 과일의 표면이 새빨갛게 된 다음 그 부분에 미세한 균열과 변색이 되어 80%가량이 출하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배 재배 농가들은 신고배를 재배한지 40년 만에 처음 겪었다는 반응이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신고배가 고온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고배는 지구 온난화로 개화기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꽃이 서리피해를 입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꽃눈 형성에 필요한 저온 요구량 시간의 부족에 의해 개화가 되지 않거나 열매가 제대로 맺지 않는 현상의 발생 등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폭염에 따라 신고배의 고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하는 것과 함께 지구 온난화와 소비자 취향 변화 및 시장에 맞는 배 품종으로 다변화를 서둘러 위험을 분산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나주배뿐만 아니라 다른 농작물에서도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농작물의 고온 피해의 예방 및 기후변화에 맞는 품종으로 도입과 활용으로 고온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농업관련 기관은 고온 피해를 입고 나서 그 원인을 분석하는 데 있지 않고, 예방하고 대체 품종의 도입 등 방향을 제시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있으며,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2. 기후변화 대비 배 품종과 지자체 독점 품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1-15).

허북구. 2022. 나주 배 산업, 기후변화 파고 버텨낼까?.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1-14).

허북구. 2022. 나주배와 일본 고향세 인기 배 품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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