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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장례에 사용된 꽃장식의 처리는? - 퓨너럴 플로리스트, 경영학박사 이윤희
  • 기사등록 2024-06-28 08:53:03
  • 수정 2024-06-28 09: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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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경부터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한 생화제단으로 인해 장례식장에는 많은 꽃이 사용된다. 상주 측에서 장식하는 생화제단 외에 고인이나 유족의 지인들이 증정하는 공화까지 포함하면 많은 꽃들이 짧은 시간 동안 사용되고 나서 그 용도를 잃게 된다.

 

일본의 장례식장에서 판매되는 생화제단 상품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한 업체의 카탈로그에는 10종류가 소개되어 있는데, 1위로 비싼 것은 300만엔(한화로 약 2,641만원), 2위는 250만엔(약 2,201만원)이었고, 3위는 160만엔(약 1,408만원), 9위는 30만엔(약 264만원), 10순위는 13만엔(약 114만원)이었다. 즉, 가장 저렴하고 빈약한 것도 한화로 100만 이상되는데 9순위까지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그러므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최소한 300만원 이상의 생화제단이 사용되고 있으며, 공화까지 포함하면 장례식에 사용되는 꽃 상품은 대부분 500만원 이상이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 장례 절차 특성상 장례 제단의 사용기간은 짧아 하루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이윤희. 일본에서 장례 흐름과 꽃의 사용. 전남인터넷신문 2024.6.8.).

 

짧게는 1시간 정도의 의식을 위해 수백만 원의 꽃을 사용한다는 것은 관점에 따라서는 사치일 수 있으나 식물이 일생을 살다가 마지막에 꽃이라는 결과물을 남기고 죽는다는 점에서 “꽃은 고인과의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 증정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선물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그로 인해 고가의 생화제단 등의 상품이 많이 사용된다.

 

일본 장례식에서 꽃이 많이 사용되는 문화는 후방산업인 화훼재배, 화훼유통과 장식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으나 한편으로는 “한번 사용하고 버려진다는 것이 아깝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 그래서 장례식에 사용된 꽃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서 주자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확실하게 정착된 문화는 없다.

 

현재 장례식에 사용되고 난 생화의 용도 중에서 문화로 정착된 것은 이별화이다. 이별화는 제단에 장식된 꽃이나 공화에서 꽃을 뽑아서 유족과 지인이 고인과의 마지막 이별을 위해 관이 화장장으로 떠나는 의식인 출관 전에 관 속에 꽃을 넣어 주는 꽃이다. 꽃대를 짧게 한 꽃을 고인의 얼굴 부분을 제외한 부분에 넣으므로 사용량은 적지 않다. 그러나 생화제단에 사용되는 꽃이 많으므로 이별화로 사용하고도 남게 되는데, 이것은 다양하게 처리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장례업체 측에서 꽃다발을 만들어 장례식에 참가한 조문객들에게 나눠 주거나 화장을 종료 후에 친족에게만 꽃을 선물하기도 한다. 이렇게 나누는 꽃에 대해 불교에서는 부처님(석가)의 장례 때 마을 사람들이 꽃과 악기, 향으로 배웅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꽃의 생명을 아름다운 형태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장례식 때 사용된 꽃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죽은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행복을 나누어 받는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유족입장에서는 “오늘은 고인을 위해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꽃을 받아 고인도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도 꽃을 가져가셔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꽃을 받은 사람은 일본의 많은 가정에 있는 불단에 받은 꽃을 공양하거나 조상 묘지에 들려서 꽃을 바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장례에 사용된 꽃을 나누거나 나눠준 꽃을 이용하는 문화는 확실하게 정착되지 않음에 따라 긍정적인 견해와 부정적인 견해가 상존하고 있다. 긍정적인 견해로는 ① 장수한 고인의 운명과 행복은 나눈다. ② 공양된 꽃에는 부처님의 공덕이 있다. ③ 꽃을 좋아하고 예쁘니까 등의 이유가 있다.

 

부정적인 견해로는 ① 죽음은 불행이며, 불행에 사용된 꽃이라는 심리적 저항이다. ② 장례식 꽃은 꺼림직하다는 생각이다. ③ 고인을 기억하게 되고 마음이 괴로워진다. ④ 고인에게 바쳐진 꽃을 가져가는 것은 고인의 세상까지 가져가는 것 같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으니까 등의 이유가 있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 꽃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하고 있다. “장례의 꽃은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지역과 사람들이 있다. 특히 장수로 사망한 분의 장례식에서 사용되고 있던 꽃들은 장수의 상징으로 환영받고, 부처님의 공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장례식장에서 꽃을 주었기 때문에 유족의 입장을 생각해서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지만 꺼림직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쓰레기통에 버렸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에서 장례식에 사용된 꽃은 이처럼 이별화로 사용되고, 남은 꽃은 일부 나눠 갖기도 하고, 유족과 장례업체에 따라서는 꽃을 포장하거나 꽃다발로 만들어 놓고 희망하는 사람만 가져가게 공지하기도 한다. 그래도 남은 꽃은 장례업체에서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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