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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채류 가격 상승 이유와 수공예품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3-22 09: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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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과일에 채소까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구입하는 과일과 채소(이하 과채류) 가격은 보통 소매점이 도매시장에서 구입한 가격에 판매비와 이익을 덧붙여서 판매하는 가격이다.

 

판매비란 소매점이 과채류를 판매하기 위한 비용으로 운영 관리비(전기세, 수도세, 인건비, 보관비 등)이다. 과채류 가격을 구성하는 이 3가지 요소 중 소비자 가격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 도매시장 가격이다.

 

도매시장 가격은 경매에 의해 결정되는데, 경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좌우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낮아지고,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대형 소매유통업체의 확장,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성장 등으로 전통적인 농산물 도매시장의 역할이 점차 위축되고 유통구조가 다양화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는 큰 변화가 없다.

 

과채류의 수요와 공급 중 수요는 갑작스럽게 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간혹 유행하는 식재료나 텔레비전에서 소개되어 인기를 끈 된 채소가 일시적으로 수요량이 늘어나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많지 않다. 그러므로 가격 변동이 큰 경우는 보통 공급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다. 현재의 과채류 가격 급등 또한 작황 부진, 겨울철 일조량 감소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과일·채소류 등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공급 문제 및 가격 상승이 일어나는 또 다른 요인에는 인건비와 운송비 상승 등이 있다. 과채류의

수확 후,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소요되는 인건비나 수송비는 공산품에 비해 비중이 크다. 보통 소비자들이나 언론에서는 생산자의 판매가격과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가격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과채류의 유통에 문제가 있고, 중간마진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하지만 과채류는 육류나 공산품 등에 비해 가격 대비 부피가 커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운송비의 상승은 곧바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유통 단계를 줄이는 것에 의해 수송비를 낮출 수 있으나 연료값의 상승,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송비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은 소매비에 전가되어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인건비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운송은 물론, 생산~소매까지 모든 업계에서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은 문제시되고 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수송, 경매,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손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은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가에 전가되어 가격이 오르게 된다.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은 소비자 가격의 상승뿐만 아니라 농가에서 과채류 재배 규모 축소나 재배 여부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따라 생산량 감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과채류 재배 시 비싼 인건비는 과채류 생산을 위한 투자 규모를 키우게 되고, 그만큼 위험성도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공예품에 비유할 수 있다. 수공예품의 판매가격에서 인건비 비중은 공산품에 비해 매우 높다.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단계에서 빠른 대책은 없었고, 그 결과 현재 국내 공예품 시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의 수공예품 또는 대량 생산된 공예품이 장악하고 있다.

 

과일과 채소까지 가격이 폭등하자 해외에서 저렴한 것들을 수입하자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그 이면에는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과채류 생산량 감소에 따른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하고 자 하는 선량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공예품 같은 생산시스템에 의한 낮은 생산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1회성 수입만으로 넘어가기에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자칫 수입산에 시장을 빼앗긴 국내 수공예품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과일과 채소의 안정적인 공급, 소비자 가격이 높지 않으면서도 생산자의 이익이 충분이 보상되는 구조를 만들려면 정부 차원에서 농촌 일손 부족과 높은 인건비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의 개발과 도입, 공동 활용 등 농가의 투자 비용을 낮추고, 쉽게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원하는 데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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