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미 농업, 정년농의 징검다리이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1-19 08:43:01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정년이 다가오면, “아직도 일하고 싶다.”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 “취미를 즐기고 싶다.” “쉬면서 여생을 즐기고 싶다.”라는 등 다양한 생각에 빠질 수 있다.

 

정년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실행하지 못했던 꿈의 실현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으나 현실적으로는 장수 시대를 맞이해 정년 후 일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라 정년 후에는 직책이 바뀌거나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현재와 미래의 생활자금 확보이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대부분 60세에 정년이다. 정년 후 일을 하지 않으면 40년간 연금 외 수입이 없게 된다. 연금의 의존도가 높은데 연금은 많지 않고, 지급 시기는 자꾸 늦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연금 제도 개정에 손댄 일본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연금 수급 개시 상한 연령이 75세가 되었다. 연금 수급 개시 시기는 60세부터 75세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일찍 받을수록 금액이 적게 된다. 연금 가입자 감소, 물가 상승 등 연금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등의 경향이 있어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정년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는 건강 유지를 위해서이다. 일을 하는 것에 의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거나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일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기업에 소속되어 있으면 정기적으로 건강 진단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질병의 예방이나 조기 발견도 가능하게 된다.

 

셋째는 사회와의 단절을 막을 수가 있다. 퇴직후에 취미생활, 단체 활동, 자원봉사 등의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는 한 사회와 단절되기 쉽다. 정년 전까지는 직장이라는 것을 통해 사회와 접점을 가지고 있게 되나 정년 후에는 접점을 가지기가 어렵다. 정년 후에도 일을 가지게 되면 사회와 연결이 되고, 사회와 연결이 되면 마음이 풍부해지거나 뭔가에 열중할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넷째는 취미를 즐길 수가 있다. 정년 후 텔레비전을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것, 산책하는 것 외의 취미활동은 대부분이 돈이 소요된다. 친구와 모여서 커피숍 등에서 이야기하면 커피값이 필요하고 밥을 먹게 되면 밥값 등 돈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 자체가 취미생활의 일부가 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벌기 위해서도 정년 후 일이 필요하게 된다.

 

정년 후 일을 가지는 이유는 위와 같이 많다. 그런데 정년 후 일을 가지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기 쉽다. 특정 기술을 가지고 근무해왔던 일과 연계해서 일하게 되면 정년 후의 일에 대해서도 큰 어려움이 없으나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적응하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등 몇가지 난관(難關)에 직면하기 쉽다. 그래서 정년 전에 정년을 대비해서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따는 등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년 후에 부업이나 소일거리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농업은 아무런 기술과 준비없이 곧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물은 종류가 매우 많고, 계절에 따라 재배 품목과 대처 요령이 달라져 많은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정년 후 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사육하려면 미리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에 대해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것은 사람의 환경과 성향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흥미로워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작물의 종자를 파종하면 싹이 나고, 관리에 의해 자라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그것을 먹게 되는 등의 과정과 결과물 그리고 행위는 참여자에게 새롭고 보람감을 갖게 한다.

 

이 보람과 성취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작물의 재배와 수확, 다육식물재배, 분경 등의 작품 만들기 등에 참여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것을 재미 농업이라 할 수 있는데, 정년 전에 재미 농업에 참여하게 되면 이 과정에서 경험을 쌓게 되고 기술을 익히게 되어 이것이 징검다리가 되어 정년 후 농업에 쉽게 안착할 수가 있다. 따라서 재미 농업은 정년농의 징검다리가 되므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년농을 하게 하려면 징검다리가 되는 재미 농업을 사회적으로 견실하게 구축해야 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6609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