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일본 고치현(高知縣) 동부에 마로촌(馬路村, 우머지무라)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인구가 약 800명 정도 되는 이 마을은 1,000m급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면적의 96%가 숲으로 덮인 중간 산지에 있다.
마을이 이렇게 험악한 산지에 있는 데서 「말(馬)로 밖에 갈 수 없는 거리(路)의 마을(村)이라는 뜻에서 마로촌(馬路村)」이라는 마을 이름이 붙었다. 외딴 산지의 이 작은 마을에는 800년 전부터 자생 유자가 있었고, 1963년경부터 유자를 본격적으로 재배해 왔으며, 이 유자를 6차 산업화해서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졌다.
마로촌(馬路村)이라는 마을 이름이 일약 유명해진 것은 '고쿤마로촌(ごっくん馬路村)'이라는 유자 음료 때문이다. 마로촌의 특산품인 유자는 화학 비료·농약·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풍부한 산림과 맑은 강의 물을 이용해서 연간 800톤 정도를 생산한다.
유기농으로 생산되는 이곳의 유자는 ‘상쾌한 향기’와 ‘강한 산미’ 그리고 ‘단맛’이 특징 이다. 유기 재배한 유자와 꿀 및 마로촌의 맑은 물만을 사용해 자신의 아이들에게 마시게 해도 안심한 음료라는 콘셉트로 개발한 '고쿤 마로무라' 는 30년이 넘도록 인기 상품을 유지하고 있다.
음료의 용기는 아이들이 마시기 쉽도록 입구를 크게 하고, 또 라벨의 디자인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케팅 측면에서 주목되는 것은 ‘브랜드’이다. 마로촌(馬路村) 농협에서는 음료 이외에도 포장까지 포함해 100종류 이상의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유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마로촌’이라는 마을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지역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마로촌(馬路村) 농협에서 유자를 취급하게 된 것은 1979년이다. 당시 유자가 대풍작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해 대량 재고가 생겨 생산자를 돕기 위해 농협에서 유자 가공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금은 생산자로부터 전량 매입해 가공·판매까지의 일관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생산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자사의 제조 공장을 만들었으며, 제조 공장뿐만 아니라 수주 창구인 오퍼레이터 실을 설치하여 수주 체제를 정돈하고, 디자인실이나 연구소, 배송 센터 등도 이 시설 내에 설치해 놓았다.
유자의 수집, 상품의 개발·검사, 그리고 상품의 수주부터 발송까지를 한 곳에서 실시하는 등 일관 체제에 의해 속도감을 올리고 있다. 또 ‘유자의 숲’ 가공 공장을 견학 오는 사람들에게는 천천히 견학할 수 있게 맞춤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견학 후에는 ‘고쿤마로촌’ 음료수를 서비스하는 등 환대에 의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마로촌 농협에서는 유자의 새로운 용도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유자 껍질이나 과즙은 이미 가공품으로서 활용하고 있으나 종자에 관해서는 활용 방법이 발견되지 않아 고민했었다. 그래서 유자 종자에 대해서는 고치대학(高知大学) 의학부·농학부와 공동 연구하고, 종자에서 추출한 오일에 관해서는 아로마테라피 협회와 제휴하면서 10년 이상의 세월에 걸쳐 연구했다.
그 결과 유자 오일은 특징적인 향기에 의한 릴렉스 효과가 있고, 레몬의 약 2배 정도 되는 비타민 C에 의해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수분과 지분을 보충 유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마로촌 농협에서는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 화장품 사업을 전개해 화장품 공장에서 연구, 제조 및 포장까지 일괄적으로 행하고 있다.
마로촌에서는 유자 수확의 안전을 기원하는 ‘유자축제가 개최되는데, 매년 외지에서 5000명 정도의 손님이 방문한다. 축제 때는 마로촌 온천의 유자 목욕탕이 무료로 개방되며, 유자 음료 또한 무료로 제공한다. 마로촌에서는 이처럼 유기농 유자의 수확에서부터 음료수,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일괄생산과 유통을 하고 있으며, 축제 등을 통해 마을을 방문하고, 방문한 사람들이 유자 음료를 마시게 하는 등 마로촌 유자의 소비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마로촌은 유자를 통해 유명한 마을이 되었으며, 유자는 지역의 주요 수입원이자 인기 상품으로 마을을 홍보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을 문화와 결부시켜서 육성하고자 하는 곳에서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곳이다.
[인용문헌]
野村. 2017. 6次産業化優良事例 Vol.8:馬路村農業協同組合. AgriweB.(https://www.agriweb.jp/column/4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