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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근대 나주의 쪽 염료와 수출 상품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08 13: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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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쪽의 생산지였던 나주는 쪽 재배가 한창 성황했던 1900년대 초경 영산포 선착장에는 전국은 물론 일본, 멀리 중국에서까지 쪽 염료를 구입하러 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조그만 젓갈 옹기에 담긴 고체 상태의 색소(쪽 앙금, 니람)가 쌀 한가마니와 맞바꿀 만큼 고가에 매매가 이루어졌다.

 

위의 글은 국가중요문형문화재 신규발굴종목 보고서(김지희 등, 2000)에 나온 내용이다. 이 글이 아니더라도 나주 영산포를 중심으로 쪽 재배와 쪽 염료의 생산이 왕성한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앞의 문헌 외에 근대에 일본과 중국에서 쪽 염료를 구입하려 나주로 왔다거나 쪽염료를 수출했다는 문헌은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시기에 무역상품으로서 쪽의 위상을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품목이었다. 국제적으로도 1900년대는 이미 합성 인디고가 유통되고 있었음에도 천연 쪽염료는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었다. 대만의 자료에 의하면 1880년 대만의 수출품목 중 쪽 염료는 수출량 측면에서는 3위였지만 수출 금액 측면에서는 1위를 차지한 중요한 수출품목이었다. 대만에서 쪽염료의 수출은 삼협(三峽)에서 생산되어 강을 통해 대북시 만화(臺北市 萬華)로 운반되었고, 이곳에서 수출되었다.

 

대만에서 쪽염료의 생산은 일본시대의 ‘산업통계요람(1912년-1942년)'자료에 의하면 1912년에는 1,877,673kg을 생산하였고, 1916년에는 2,737,519kg, 1922년에는 1,838,127kg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1020년대까지도 쪽염료는 중요한 품목이었으며, 이중 상당부분은 중국으로 수출되었기에 수출상품으로서 가치가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감안하면 나주에서 생산된 쪽도 무역상품으로서 가치가 높고, 1900년대에는 나주 영산포에 일본인과 중국인들의 왕래가 잦았고, 국제 무역 상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쪽 염료를 구입하러 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는 내용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가 있다.

 

한편, 1900년대 초기부터 일제 강점기 때 나주에서 생산된 특산물의 수출상품에 대한 통계자료 유무는 찾기가 어려운 가운데, 당시 신문에 실린 관련 기사는 어렴풋하게나마 당시의 몇몇 품목이 해외로 수출되었음을 알게 한다.

 

몇 가지 기사를 소개하면 1927년 9월 2일자 동아일보의 '조선의 대미무역증진책'의 기사에는 "전남 나주의 죽렴은 유명한 산물이며 칠기와 목기를 미려히 산출하여 각국으로 수출한다. 미국시장에는 조선죽물로 태극선 외에는 소개된바 이무함은 심히 유감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동아일보 1931년 10월 21일자 '조선에 굴지한 나주렴선죽추업'이라는 기사에는 "전남 라주의 특산물인 발 부채 대비(簾), 선(扇), 죽추 등은 전 조선 각지는 물론 외국에까지도 다수히 수출됨은 일반이 다 아는 바인데, ...."라는 내용이 있다.

 

1933년 12월 6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전남 나주의 배는 전 조선적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전 동양적으로 유명한 특산물로 근년에는 더욱 판로가 확장되어 조선 내에는 물론 동경대판과 멀리 만주 방면으로 수출이 증가되어 산품이 부족하야 조금시기가 늦으면 수용키 어려울 처지라고 한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 외에 1930년의 다른 기사에는 만주, 상하이 등 중국 일부지역과 일본에 나주산 죽공예품, 가마니와 나주산 배, 나주산 포도, 아스파라거스 등이 판매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영산강의 수로와 일찍이 철도가 개설된 나주는 국제적인 무역 장소로도 활용되었음에 따라 쪽염료 또한 수출 상품으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가 있다.

 

참고 문헌

김지희, 박성실, 이양섭. 2000.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신규발굴종목 보고서; 염색장(쪽물 염색). 문화재청.

허북구. 2013. 대만 타이완의 쪽 염색 문화와 산업. 세오와 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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