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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뮬리, 대만서 생태계 위협 논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20 09: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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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가을이 다가오면서 핑크뮬리(Pink Muhly Grass)의 이삭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핑크뮬러(Muhlenbergia capillaris)는 벼과 식물로 미국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이 식물의 이삭은 녹색이나 씨앗이 맺히는 9월 말쯤부터는 분홍색으로 변한다.

 

핑크뮬리와 유사한 것에는 루비뮬리(Muhlenbergia reverchonii)가 있다. 


북미 원산의 루비뮬리는 핑크뮬리보다 작게 자라며, 추위에 강해 국내서 월동이 가능하다. 핑크뮬리와 루비뮬리 두 종류다 원산지에서는 잡초인데, 분홍색을 띠며, 부드러운 이삭은 관상용으로 인기가 좋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수년 전부터 집단 식재지(植栽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핑크뮬리가 인기를 끌자 대만 난터우현(南投縣) 지지진(集集鎮) 허핑티엔위엔(和平田園)은 작년에 핑크뮬리를 심었다. 꽃과 씨앗은 솜처럼 부드럽고, 몽환적이어서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사진 촬영지로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으나 대만 농업위원회(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에 해당)의 규제로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

 

대만 농업위원회는 이달 13일 난터우현(南投縣)에 보낸 공문에서 생태계위협종인 핑크뮬리를 식재한 것은 불법이므로‘침입성 종자관리 조치’에 따라 핑크뮬리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난터우현(南投縣) 농업국에서는 지난 6월에 핑크뮬리가 생태계위협종으로 지정된 후 핑크뮬리 업체에 이 사실을 전달했다. 핑크뮬리를 식재한 업체는 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음에 따라 난터우현에서는 법의 집행 대신 탄력적 설득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만 농업위원회는 지난 18일 지난 5년간 핑크뮬리 종자에 대한 신고 및 수입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난터우현이 권한과 책임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주문을 하였다.

 

핑크뮬리는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한 외래생물에 대한 생태계위해성 평가 결과에서 생태계위해성 2급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는데, 루비뮬리는 핑크뮬리에 비해 추위에 강한 등 생명력이 강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생태적인 측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핑크뮬리는 전국 곳곳의 공원, 수목원 및 관광농원에 식재되어 로맨틱한 모습이 지역민들의 휴양처 및 관광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작물이 아님에도 핑크뮬리와 루비뮬리가 경관작물이자 소득작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변화하고 있는 농업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의 기후와 달라 핑크뮬리의 생태계 위협도가 높은 측면이 있으나 이번 논란 또한 급변하는 농업 현실과 인식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일부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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