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봉사를 창건한 철감(澈鑒)선사와 그의 스승 조주(趙州)스님에게 차(茶) 한 잔을 올리는 다례제가 2일 오전 10시 쌍봉사에서 열렸다. 이날 다례제엔 송광사 주지 영조스님, 쌍봉사 주지 영제스님 등 불교계 지도자들과 전완준 화순군수, 정성채 화순경찰서장, 정찬주 작가와 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쌍봉사에선 매년 호성전(護聖殿)에 나란히 모셔진 철감선사와 조주스님께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올리며 철감선사의 애민정신(愛民精神)을 기리고 있다. 철감선사는 차 문화가 매우 발달한 곳인 당나라 안휘성에 유학, 조주스님과 함께 당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님인 남전선사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조주스님은 “차나 한잔 마시게(喫茶去)”라는 화두를 던지곤 했는데 이러한 차 문화의 영향을 받은 철감선사의 다맥이 쌍봉사에 전해졌으며 우리나라의 차 문화를 부흥시킨 토대를 마련했다.
그 흔적은 현재 철감선사탑 가는 길목에 있는 자연 야생 차나무가 증명하고 있다.
차는 매우 귀한 음식물로 다례제를 지낼 때만 사용했으며 차를 부처님께 올리는 행위는 대단히 중요한 의식행위였다고 한다. 또한 차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스님들이 수양할 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부도로 국보 57호로 지정됐으며 화순군에 국보가 있는 유일한 사찰이 바로 쌍봉사다.
철감선사(798~868)의 속명은 박도윤으로 서울 출생이며 18세 때 김제 귀신사에서 출가, 28세 때 중국 당나라에 유학, 50세 때 귀국하여 경문왕의 권유로 쌍봉사에 안착, 70세 때 입적한 스님이다. 철감선사는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九山禪門) 중에서 사자산문(獅子山門)을 개창한 개산조.
전완준 군수는 “우리지역 유명 사찰에서 이런 훌륭한 다례제를 지내게 된 것은 우리의 정체성 확립에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다례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계승하여 철감선사가 추구했던 애민정신을 실천하자”고 말했다.
다례제가 끝나고 전 군수는 정찬주 작가의 선방인 이불제(耳佛齊)를 방문, 공예공방 체험시설 건립 현장을 둘러봤다.
한편 정찬주 작가는 “다례제를 지내는 목적은 백성을 사랑하고 아꼈던 철감선사의 정신과 목숨을 돌보지 않고 진리를 구해온 구법의지를 우리 모두 되새겨보자는데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