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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세계 주요기업들 감원 \'칼바람\' - 한인사회는 \"그래도 함께 해보자\" 사뭇 다른 분위기
  • 기사등록 2009-01-29 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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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일보/전남인터넷신문】세계경제 한파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 주요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감원 카드를 계속 꺼내들고 있는 가운데 한인 업체들도 예외 없이 감원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IT, 가전, 자동차, 금융 등 전 업종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기업들의 감원이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실업률은 7%를 돌파했다. 올해 말께는 10% 선을 넘으리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실업률 7% 돌파...기업 줄줄이 감원계획

28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의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미국의 50개 주에서 실업률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 전역의 실업률은 7.2%를 기록, 1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인디애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의 실업률 상승폭이 커 9.5%에 육박해 전국 평균보다 무려 2%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P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인용,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대기업들이 줄줄이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IBM은 지난주 미국 내 직원 2,800여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IBM의 이번 해고 통보는 소프트웨어 부문 직원에 한정된 것으로 IBM은 곧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지난 22일 예상보다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뒤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5%인 5천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MS의 감원대상은 연구, 판매, 마케팅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직종이며 MS는 인력 축소로 15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일자리 3,400개를 감축할 계획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 모토로라도 지난해에 이어 인력 4,000명에 대한 추가감원에 착수했고,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도 2년 안에 전체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1,1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다국적 커피전문 체인인 스타벅스도 고객 감소 등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이유로 매장 200개소와 해외 업장 100개소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판사 랜덤하우스도 산하 2개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감원에 나섰다.

감원 ‘칼바람’은 세계적 추세

감원의 칼바람은 유럽과 일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투자은행, 자산운용, 소매금융 등에서 4,000명 가량을 줄일 계획이다. 런던 소재 연구기관 기업경제연구센터(CEBR)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금융업계의 일자리 2만8,000개가 없어졌으며 올해에는 그보다 더 많은 3만4,000개의 금융 분야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타타자동차에 인수된 영국 고급차 제조업체 재규어 랜드로버도 450명 규모의 추가 감원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금융그룹 ING도 총 13만명의 종업원 중 7,000명을 줄이고 최고경영자도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ING는 네덜란드 정부와 전체 277억유로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담보부증권 중 80%에 대해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대신 정부에 매년 6억유로를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도 체결했다. 네덜란드 가전기업 필립스도 경영실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 26일 총 6,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독일의 SAP는 경기불황 타개를 위해 올해 총 3,500명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스위스의 특수화학 업체인 클라리언트 역시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섬유, 건설,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1,000여명의 직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평생고용을 자랑으로 여기던 일본 기업들도 비용절감을 위해 감원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가전업체 파나소닉은 아시아 지역의 공장 2곳을 폐쇄하고 인력 56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전자업체 NEC는 국내 직원 450여명, 해외 직원 9,000여명 등 전 세계적으로 9,450여명 규모의 인력감축을 계획 중이다. 한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상위 12개 자동차 기업이 지금까지 발표한 감원 규모는 총 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업체들도 예외 없어-근로시간 다함께 줄이기 등 안간힘

한인 업체들도 미증유의 준(準)공황 속에서 감원의 칼바람을 비켜갈 수는 없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전한다. 미 기업들은 감원 살생부에 포함되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고. 요즘 같은 시기에 상사가 “커피나 한잔 하자”며 자신의 사무실로 부를 땐 해고 통지나 않을까 머리끝이 쭈뼛해진다고 한다.

한인 헤드헌터사의 관계자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해고 통지와 동시에 회사 보안을 이유로 인터넷 라인을 곧바로 끊어버리는 것은 물론 30분 내에 회사 건물에서 나가라고 명령한다”며 살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단다.

그는 “이때 사원증도 빼앗아버리고 시큐리티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바람에 인사는커녕 개인 물품을 챙기느라 슬퍼하고 분노할 겨를도 없다”고 한인 업체들과 사뭇 다른 감원 분위기를 전했다.

김용선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한인들은 특유의 ‘정(情) 문화’ 때문인지 요즘 같은 극심한 불경기 탓에 손님이 줄어 부득이하게 감원할라치면 사정을 얘기한 뒤 서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철저히 냉혈한적인 기업문화와 정을 중시하는 한국적 기업문화의 차이인 셈. <양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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