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피드의 화살로 되돌아
심장의 불가마에 낱낱이 꽂히고
잠 못 이루는 번민은
갈대밭에 번지는 바람결로
나부끼는 나목을 강타하였다.
날마다 하늘 향해 던지는
종이비행기의 연서도
흐느껴 독백하는 오열 또한
못들은 채, 등 돌리는 무관심으로
손톱 밑, 피 멍울이 들도록 싸잡은
해묵은 사랑마저 모두가 허사로다.
저녁노을 검붉게 적셔가며
짙은 해무로 가려진 장막
가슴 깊은 회한과 열정에 못 이겨
금빛 여의주로 각혈하여
눈시울에 맺혀가는 이슬 보태
한 방울 선홍으로 보내련다.
하필이면 이토록 광대무변의
허공에 선 이유는
정처 없이 떠돌던 시린 애증이
언젠가 무심한 파도에 실려
정념으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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