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 거리의 혼잡을 건너
이리 저리 표류하여
힘겨운 찰나 멈추더니
선뜻 계단 짚어 버스에 몸을 싣고,
한 참을 촛불처럼 흔들리다
세파에 찌든 몸뚱이 의자에 던져
앞자리에 깊숙이 기대 인다.
온전한 몸으로 앉아 있는 자신이
벅찬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자꾸만 고개가 밑으로만 향한다.
괜히 길가 간판에 눈길 멈춰
하염없는 허공에 마음을 쏘는 사이
사나이는 벌떡 일어나
승강 문을 지나 길 재촉하며
활기찬 걸음으로 거리에 서더니
이내 표표한 바람으로 사라진다.
짠하고 과분한 미망에
내내 가슴이 요동 치고
세상의 고난과 비탄이 얼룩진
인간사의 여정.
흐느껴 서러움이 솟구치고
차가운 별이 눈물로 쏟아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