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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아래서 조기호 2021-04-28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괴로움이란 저런 것이었을까.

 

이를 악다물고 하늘을 바라보았을 뿐

질긴 뿌리로도 흙 속에서 걸어 나올 수 없었던

나무는 우두커니 百年의 刑을 살았다.

한 생애 도끼로 찍어내지 못한 발목에 붙들려

우우우우

밤마다 짐승처럼 울부짖던 세월이 

목을 꺾고

팔을 비틀고

사방으로 몸을 뒤흔들어 놓았을 뿐

제 아무리 우람한 덩치를 가진다 하여도 

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끝내 자리 하나 지키는 일이었으므로

나무는 눈을 감고 서럽게 깨닫는다

 

삶이란

다만 

스스로를 길들이며 살아갈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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