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채널의 몰상식
호남은 일부 종편채널의 몰상식에 그만 침묵하길 권한다
2013-05-24
살림문화재단이사장 yiwoosong@daum.net
옛 상무관에 안치된 5·18 희생자들의 관 사진을 끌어다가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라고 비하했다. 방송 내보내고 떠는 능청.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총에 맞아 숨져 망월묘역에 가묘 형태로 묻혔던 문재학(당시 17살·고교 1학년)군의 어머니 김길자(73)씨의 말대로 "주검이 안치된 관을 홍어 운운하는 것은 천벌을 받을 소리", 맞다.
작년에 국가정보원에서는 탈북자들을 데려다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강의를 하기도 했다.
국민적인 충격과 정당, 사회단체의 분노는 대단하다. 뒤이어 입에서 뱀 나올법한 관련 언론사의 뒤늦은 사과를 보면서 진정성을 믿어줄 언론의 소비자가 있을까. 일단의 소낙비를 피해보자는 속셈일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순한 시각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확한 진실규명과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정확한 진실규명이 미흡했기 때문에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불순한 의도와 책동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 역사를 정리하지 못한 책임이 함께 있는 것이다.
당시 이를 보도했던 가해 언론들도 함께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광주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우선 호남권 의회 의장단협의회에서 공동으로 대처방안을 강구하고, 향후 전국시도의장협의회를 통해 전국의 지방의회와 공조해 강력히 대처하는 공조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이 공조해 줄까?
비호남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라서 호남만 목소리를 질러대는 것은 아닐까.
그만큼 입장을 밝혔으면 될 일이다. 안타깝고 한탄스럽지만 상식이 안 되면 그만 침묵하라 권하고자 한다.
상식 있는 비 호남권의 시민이 나서야 할 문제를 피해 당사지역인 호남에서 지속적으로 소리를 높여 고립무원 될 일이 아니다.
5·18 관련자 37명이 2008년 9월 보수논객 지만원 씨 등 20명을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지만, 대법원이 2012년 12월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지만원 씨의 글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하여 밝혀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5·18 피해자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음을 기억해야한다.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BBK사건 때도 자신이 설립을 하고 명백한 동영상 자료까지 나왔지만 '나'라는 개인을 특정하지 않아서 문제를 피해갔던 것처럼. 법의 해석에 따른 척도를 신뢰하기 어렵지 않던가.
탈북자를 광대로 세우면서, 무서운 음모가 또 시작되고 있는 것일까. 참 궁금했는데 그렇게 보지 않기로 했다.
왜, 그럼 왜 이런 몰 상식이 대중매체에서 난무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저들은 이미 대선, 총선, 보궐선거 등 그간의 선거를 통해서 도덕성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민심을 얻었다는 과신이 불러온 언론참사로 비쳐질 수 있다.
전반기의 4대강사업이며, 선거의 의혹이며, 청와대 윤씨 사건 따위로 대세를 가를 수 없을 만큼 이제는 보수 세력들이 무슨 과오를 자행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그간 공들여서 길들여진 보수언론의 소비자들이 효자가 되어 이제는 확실한 뒷배가 되었다 판단되는 보수 우익 언론들의 자신감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진보세력이 두 번의 집권기를 거쳐 가졌던 오만과 방심이 불러들인 자득은 아닐까. 잔인해서 아직 아물지 않은 5월의 깊은 상처에 뿌려 본 한 줌의 소금이랄까.
그 자신감은 향후의 어떤 모습으로 회기 혹은 진화될지 모르는 시그널 일 수도 있음을 명심하고 반성해야 한다.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 진보하는 역사를 믿는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유수택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종편에서 '특수부대 600명이 내려와 무기를 훔쳐냈다'는 방송을 한 걸로 아는데 그것은 광주시민 단 한 분도 믿을 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 최고위원은 "소요 속에서 강·절도가 없었다."며 북한개입설을 반박했다.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5·18 북한특수군 개입설'에 대해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완전히 소설'이란다.
이래야 한다. 보수 편에 선 분들 중에도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과 핵심을 알고 있는 분들이 충분히 많다.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방관하며 힘들었던 양심을 말할 계기가 아닌가. 30년이 훌쩍 지난 이시점에서 왜 생각과 마음이 없겠는가. 이분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비 호남권의 말하지 않은 다수의 생각에 귀 귀울이는 너그러움이 요구된다.
피해지역인 호남사람들은 아무리 억울해도 그만 말하고 핏대도 그만 세울 일이다.
우리나라의 중학교 교과서에 5.18 민주화운동이 수록되지 않았다는 기사를 보면서 세월 지나면 기억에서 지워지길 바라는 사람들일까. 걱정되어서 말이다.
유네스코에서는 이미 부당한 독재에 항거하여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기록물들로, 2011년 5월 2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실을 토대로 초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아 보이는 일 같아도 일단의 승리를 딛고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에 민족의 국운을 걸고 싶다. 내친김에 한 발짝 더.
[살림칼럼 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414
e-mail : yiwoosong@daum.net
살림문화재단이사장 yiwoosong@daum.net
옛 상무관에 안치된 5·18 희생자들의 관 사진을 끌어다가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라고 비하했다. 방송 내보내고 떠는 능청.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총에 맞아 숨져 망월묘역에 가묘 형태로 묻혔던 문재학(당시 17살·고교 1학년)군의 어머니 김길자(73)씨의 말대로 "주검이 안치된 관을 홍어 운운하는 것은 천벌을 받을 소리", 맞다.
작년에 국가정보원에서는 탈북자들을 데려다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강의를 하기도 했다.
국민적인 충격과 정당, 사회단체의 분노는 대단하다. 뒤이어 입에서 뱀 나올법한 관련 언론사의 뒤늦은 사과를 보면서 진정성을 믿어줄 언론의 소비자가 있을까. 일단의 소낙비를 피해보자는 속셈일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순한 시각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확한 진실규명과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정확한 진실규명이 미흡했기 때문에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불순한 의도와 책동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 역사를 정리하지 못한 책임이 함께 있는 것이다.
당시 이를 보도했던 가해 언론들도 함께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광주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우선 호남권 의회 의장단협의회에서 공동으로 대처방안을 강구하고, 향후 전국시도의장협의회를 통해 전국의 지방의회와 공조해 강력히 대처하는 공조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이 공조해 줄까?
비호남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라서 호남만 목소리를 질러대는 것은 아닐까.
그만큼 입장을 밝혔으면 될 일이다. 안타깝고 한탄스럽지만 상식이 안 되면 그만 침묵하라 권하고자 한다.
상식 있는 비 호남권의 시민이 나서야 할 문제를 피해 당사지역인 호남에서 지속적으로 소리를 높여 고립무원 될 일이 아니다.
5·18 관련자 37명이 2008년 9월 보수논객 지만원 씨 등 20명을 5·18 민주화운동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지만, 대법원이 2012년 12월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지만원 씨의 글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하여 밝혀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5·18 피해자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음을 기억해야한다.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BBK사건 때도 자신이 설립을 하고 명백한 동영상 자료까지 나왔지만 '나'라는 개인을 특정하지 않아서 문제를 피해갔던 것처럼. 법의 해석에 따른 척도를 신뢰하기 어렵지 않던가.
탈북자를 광대로 세우면서, 무서운 음모가 또 시작되고 있는 것일까. 참 궁금했는데 그렇게 보지 않기로 했다.
왜, 그럼 왜 이런 몰 상식이 대중매체에서 난무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저들은 이미 대선, 총선, 보궐선거 등 그간의 선거를 통해서 도덕성 정도로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민심을 얻었다는 과신이 불러온 언론참사로 비쳐질 수 있다.
전반기의 4대강사업이며, 선거의 의혹이며, 청와대 윤씨 사건 따위로 대세를 가를 수 없을 만큼 이제는 보수 세력들이 무슨 과오를 자행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그간 공들여서 길들여진 보수언론의 소비자들이 효자가 되어 이제는 확실한 뒷배가 되었다 판단되는 보수 우익 언론들의 자신감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진보세력이 두 번의 집권기를 거쳐 가졌던 오만과 방심이 불러들인 자득은 아닐까. 잔인해서 아직 아물지 않은 5월의 깊은 상처에 뿌려 본 한 줌의 소금이랄까.
그 자신감은 향후의 어떤 모습으로 회기 혹은 진화될지 모르는 시그널 일 수도 있음을 명심하고 반성해야 한다.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 진보하는 역사를 믿는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유수택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종편에서 '특수부대 600명이 내려와 무기를 훔쳐냈다'는 방송을 한 걸로 아는데 그것은 광주시민 단 한 분도 믿을 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 최고위원은 "소요 속에서 강·절도가 없었다."며 북한개입설을 반박했다.
북한인권운동가 출신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5·18 북한특수군 개입설'에 대해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완전히 소설'이란다.
이래야 한다. 보수 편에 선 분들 중에도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과 핵심을 알고 있는 분들이 충분히 많다.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방관하며 힘들었던 양심을 말할 계기가 아닌가. 30년이 훌쩍 지난 이시점에서 왜 생각과 마음이 없겠는가. 이분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비 호남권의 말하지 않은 다수의 생각에 귀 귀울이는 너그러움이 요구된다.
피해지역인 호남사람들은 아무리 억울해도 그만 말하고 핏대도 그만 세울 일이다.
우리나라의 중학교 교과서에 5.18 민주화운동이 수록되지 않았다는 기사를 보면서 세월 지나면 기억에서 지워지길 바라는 사람들일까. 걱정되어서 말이다.
유네스코에서는 이미 부당한 독재에 항거하여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기록물들로, 2011년 5월 2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실을 토대로 초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아 보이는 일 같아도 일단의 승리를 딛고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에 민족의 국운을 걸고 싶다. 내친김에 한 발짝 더.
[살림칼럼 글보기] http://blog.daum.net/yiwoosong/13483414
e-mail : yiwooso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