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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문화예술로 물들다 - 전남문예재단, 23일까지 남포미술관과 공동 환자 작품 전시회
  • 기사등록 2012-12-18 15: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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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고향이 그립다. 형제여 보고 싶다/내병이 다 나은 것 같다.” 소록도가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환자들이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도자기 접시에 새긴 도예창작품을 전시해 ‘아름답고 멋진 인생’이라는 색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전남문화예술재단에 따르면 남포미술관과 함께 국립소록도병원 1층 본관 로비에서 오는 23일까지 10여일간 ‘소록도를 문화예술교육으로 보듬다-남포미술관 성과물 전시회’라는 주제로 입원 환자들이 만든 도예작품 전시회를 갖고 있다.

전시회는 전남문화예술재단 후원으로 고흥 소재 남포미술관과 미술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소록도병원 입원환자, 직원 및 자원봉사자 등 30여명이 서로 도와가며 함께 만든 화분․접시․컵․화병 등 100여점의 도예 창작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남포미술관이 미술작가와 함께 지난 5월부터 8개월 동안 소록도병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미술치료교육을 펼친 데 따른 것이다. 휠체어에 의지하며 참여한 소록도병원 입원환자들은 불편한 손 때문에 찰흙을 성형하는데 어려워하기도 했지만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함께 공동작품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는 투박하지만 환자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공개해 전시함으로써 참여자에게는 뿌듯함을, 관람자들에게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시 중인 도자기 작품에는 한센인들의 한 많은 사연들이 절절히 새겨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메이게 한다. 조현상씨는 “내 병이 다 나은 것 같다”, 국옥남씨는 “고향이 그립다. 형제여 보고 싶다”는 사연을 고스란이 담았다.

곽형수 남포미술관장은 “이번 작품 전시는 섬세함이 요구되는 다소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각각의 독창성을 마음껏 발휘하며 하나하나 작품을 완성해가는 자긍심을 느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한센인들을 세상과 이어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주말 고독한 섬 소록도에 사랑을 실은 ‘칠갑산’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날 전남문화예술재단 교육지원센터가 국립소록도병원 1층 로비에서 전시회와 더불어 ‘Mga금관5중주단’ 클래식 가요 등 해설과 연주회를 가졌다.

‘통밭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젖는다’라는 칠갑산 노래가 로비에 울려 퍼지자 한센인 환자들은 고향생각이 나는 듯 추억에 잠기면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번 공연에는 ‘사랑을 위하여’, ‘사랑으로’, ‘완전한 사랑’곡이 로비에 울려 퍼지면서 한센인들의 가슴 속에 새겨진 한의 실타래를 풀어주 듯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장엄하게 이어져갔다.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자치기구인 원생자치회 김명호 회장은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을 소록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먼 길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기쁠 따름이다”고 밝혔다.

김명원 전남문화예술재단 사무처장은 “이번 공연과 전시를 통해 사회와 단절돼 보냈던 한센인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보듬고 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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