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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58년 만에 확인한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위패 - 목포보훈지청 보상과장 유연신
  • 기사등록 2008-06-11 0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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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기 목포보훈지청이죠?” “방송에서 들으니까 6․25전사자 유해발굴을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유해를 찾을 수 있나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6.25전쟁에서 전사했는데 시신을 찾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유자녀”라고 했다.

혹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여부를 확인해 봤는지 물었지만 “아버지 군번도 모르고...... 신안 비금 섬에서 태어나 그동안 먹고 살기도 힘들어 확인 해 보지 못했다”고 했다. ‘전사자인 아버지와 유족인 자녀 관계를 확인 할 수 있는 제적등본 1통을 가지고 현 거주지에서 가까운 국군함평병원을 방문하여 유가족의 DNA검사에 필요한 채혈에 참여 할 것’을 안내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한편 우리 목포보훈지청에 보관중인 등록서류상 군번 등 인적사항으로 곧바로 국립서울현충원에 확인한 결과 묘지 대신 위패가 봉안돼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유자녀에게 전화로 위패번호와 찾아가는 방법을 추가로 자세히 설명했다. 57세 된 유자녀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위패가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셔져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몰랐다.”며 “당장 어머니를 모시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찾아가 아버님께 절을 올려야 되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전사하여 환갑을 바라보게 된 나이에 국립묘지에 위패가 모셔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말이다.

지난 2004년 가을에 이어 올 4월 두 번째로 금강산 여행을 다녀왔다. 내금강 여행을 마치고 버스로 이동하는 길에 차창 밖으로 유치원생쯤으로 보이는 어린이 한명이 운동복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관광버스를 향해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하고 서 있던 모습이 생생하다. 과연 북한 어린이의 이 같은 행동은...... 남쪽의 유치원 어린이라면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었기에 몹시 애처롭고 당황스러웠다. 또한 북측 안내원의 “남측만 잘 살면 되는 겁니까?”라고 던진 한마디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도 혼란스러웠다.

이렇듯 우리는 공기와 물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 갈 수가 없다. 나라가 없거나 인권과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서 살아간다면 이와 다를 것이 없지 않는가? 따라서 우리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하나뿐인 목숨을 담보로 나라를 지켜왔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수많은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그리고 참전유공자와 민주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번영된 대한민국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이다.’ 과거를 부정하면 현재도 없고 밝은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나라의 중책을 맡은 분들이면 어김없이 맨 먼저 찾아가는 곳이 국립묘지이다. 이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신성한 장소에서 ‘과거에 여러분들이 나라를 지켜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감사드리고, ‘국민에 뜻에 따라 열심히 일할 것’을 맹세하고 다짐하기 위함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의 일괄 사의표명에 이어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도 일괄사의를 표명했다’ 또한 제18대 개원 국회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등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국을 풀어 갈 현명한 판단은 정치인을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대계요, 문화는 천년대계, 보훈은 만년대계’라고 한다. 어김없이 다시 찾아 온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도록 해주신 우리 이웃의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찾아 감사와 위로를 드리고,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길인지 우리 모두 다같이 깊이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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