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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한글 배우는 재미로 삽니다!
  • 기사등록 2012-03-19 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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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 3월 6일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개강식이 있었다. 이날부터 한글을 몰라 어려움을 겪던 어르신들이 문해교육프로그램에서 새롭게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해남이 고향인 박봉금(68세 동명동), 박봉심(62세 산정동)자매는 오랜 망설임 끝에 늦깎이 한글반 학생이 되었다.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재혼을 하면서 6남매의 맏언니가 된 박봉금씨는 생계를 꾸려야하기에 학교는 감히 생각지도 못하고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일은 결혼 후에도 계속되었다. 노점상에서 과일, 생선, 옷 등을 팔며 자녀들을 키워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켜 출가시켰다.

비바람과 추위를 견디면서 자녀들에게만은 못 배운 서러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뼈를 깎는 아픔을 참으면서 공부시켰다. 이러한 노력으로 얼마 전부터는 구청호시장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고 생활은 조금 나아졌지만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어 나이는 칠십을 바라보고 있다.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겁이 나는 나이라 생각했는데, 결혼한 딸이 계속 한글 공부할 것을 강력하게 권해서 이곳 문해교육프로그램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가, 나, 다, 라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는데 배우는 기쁨이 이렇게 큰 줄 처음 알았다.

동생 박봉심(62세, 홍삼가게 운영)씨도 망설이다 언니와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한글을 제대로 쓸 수 없음이 그늘로 남았었는데 뒤늦게나마 공부할 수 있어 기쁘다. 남편이 가게를 봐주며 적극적으로 응원해줘서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평생교육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한글을 몰라 은행 일과 관공서 일을 혼자서는 처리할 수 없었고 편지를 쓸 수도 없었다. 또한 신문을 보지 못하고, 교회의 성경도 받침 있는 글씨는 제대로 읽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평생교육원에 입학 한 지 이주일정도 된 박봉금 씨, 박봉심 씨 자매는 평생 한글을 몰라 답답했던 것이 한 글자 한 글자 배우면서 이렇게 큰 기쁨이 됐다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아직도 한글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좋은 것을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들 자매는 열심히 공부해서 중학교는 물론이요 고등학교까지 간다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꿈이 있어 청춘이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평생교육원은 1961년부터 현재까지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지역사회봉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2년 현재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문해프로그램에서 한글 및 산술기초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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