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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어)
  • 기사등록 2011-10-12 13: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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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타향에서 실패한 바닥인생들이 고향을 찾는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배우: 장 준학) 인근 해에 설치해 둔 가두리양식장을 둘러보기 위해 고향에 왔다지만 이 청년은 사실 수산시장 잡역부로 일한다. ‘잘나가는’ 모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자는 (배우: 하 나경) 밤마다 노래방 도우미 일을 나간다.

홍대 인디밴드 아티스트라고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배우: 송 영수)는 쪽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대생으로 불리는 학생은(배우: 박 진규) 번번이 대학에 떨어진 수험생이다.

꿈을 잃고 좌절한 이들은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이다. 마지막으로 고향을 둘러보고 함께 세상을 하직하기 위해 자살여행을 떠나온 것이다.
 
고향.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편안한 곳. 영화는 타향살이에 피폐해진 이들에게 고향의 따뜻한 사랑과 안식을 제공한다.

방황하던 이들은 고향에 와서 자신의 힘든 삶과 피곤한 인생을 털어놓으며 마음에 쌓인 한을 풀어내고 재기의 에너지를 얻는다.

저마다 삶의 해답을 찾아낸다. 스크린은 두 다리를 못 쓰는 장애인이 양 손으로 계단을 짚고 내려와 몸을 이끌며 삶 터로 나가는 모습을 묵묵히 보여 준다. 삶이란 이처럼 질긴 것이다.

중국에서 가수로 활동 중인 중년의 한 재중동포도 이곳을 찾는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어릴 적 첫사랑을 잊지 못했던 아버지의 여인을 찾아 아버지의 고향을 찾은 그는 수평선에 노을이 걸린 선착장에서 아직도 자신의 아버지를 기다리다 백발 할머니로 변한 아버지의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은어’는 올해 예순을 맞는 박갑종 감독의 충무로 복귀작으로, 박 감독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전남 장흥을 스크린에 펼쳐 보인다. 마치 관광엽서를 보는 듯한 풍광은 이 영화의 강점이다.

임권택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박 감독은 몇해 전까지 일본과 필리핀에서 디지털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영화 속 수중촬영 신도 그가 직접 찍은 것들이다. 이제는 충무로에서 찾아보기 드문 노감독의 현역 귀환이라서 더욱 반갑다.

‘은어’는 수몰된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실향민, 인터넷 세대 젊은이들의 갈등과 번민,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을 다시 찾은 동포의 이야기를 씨줄로 삼고 장흥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날줄로 엮어 짠 수채화 같은 영화다.

㈜갑종무비필름이 제작하고 장흥군과 ‘장흥을 홍보하는 사람들 모임’이 제작 지원한 이 영화는 신인 배우 이 창주 와 홍예나. 하 나경. 송 영수. 장 준학. 박 준규를 공동주연으로 내세우고 특별출연으로는 김 추련. 이 원종. 이 현두. 백 성원. 김 경애. 곽 은경씨 등등 노련한 배우들과 2007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치면, 안양면 수문리, 용산면 소등섬, 정남진 토요시장 등 장흥군 일대 곳곳을 돌아다니며 명물 키조개를 소개하는 등 생동하는 고향의 모습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음악을 맡은 송 영수 작곡가는 1996년부터 영화 “충무로 돈키호테. 카리스마. 왕따”에 이어 2000년에는 대한민국 MBC향토가요제에서 “내 사랑 충청도”란 곡을 (가수 이 원석) 직접 작사. 작곡을 하여 “은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번영화 “은어”에 음악을 맡은 그는 전남장흥군수 이 명흠 씨가 직접 쓴 “가야금. 만년산” 가사에다 곡을 붙혀 영화 “은어”에다 삽입을 하였고 직접 노래를 불렀으며 주연 배우로도 출연하여 열연을 하였다

박 감독은 “상업적 대중성을 따라가기보다는 작은 영화로 진실을 담으려 노력했다”며 “모두에게 박수를 받을 수는 없지만 고향의 한 사람이라도 무엇인가 느끼고 얻은 게 있다면, 고향을 그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어’는 10월5일까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후 중순께부터는 광주· 전남, 전주 지역의 전 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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