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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따갑다, 뜨겁다! - 잠잘 때 침대 머리 쪽을 15도 정도 올려보세요
  • 기사등록 2011-08-22 07:5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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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전부터 가슴 부위가 답답하면서 목에 가래가 있는 듯한 증상이 생겼다는 50세의 주부가 진찰실로 찾아왔다. 소화도 잘 안 되는 듯 하고 신물이 입으로 넘어와 입안에서 쓴 냄새가 날 때도 많다고 하였다.

약국에서 감기약과 소화제 등을 먹어 보았으나 증상은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환자는 위내시경 검사와 식도 내 산도 측정 검사를 한 결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내 음식물이나 위산, 공기 등이 식도 내로 역류함으로써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는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에는 하부식도 괄약근이라고 하는 일종의 밸브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근육이 있어 위 속의 음식물이나 위산 등이 식도내로 역류하는 것을 막고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게 되면 식도는 일종의 켄베이어 벨트와 같은 작용을 하여 음식을 신속하게 위내로 이동시킨다.

위점막은 위산이나 소화효소에 대해 보호 작용을 하는 점액질로 보호되고 있지만 식도 점막은 위액이 닿으면 쉽게 손상이 된다. 따라서 하부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이유 없이 장시간 열려 있으면 위액이 역류하여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서양에서는 매우 흔해 인구의 10% 정도가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 검진으로 상부위장과 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들 중 3~5%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진단되었다.

역류성 식도염의 전형적인 증상은 흉골 아래 오목가슴 부위가 타는 것처럼 쓰리거나 신물이 넘어오는 것이다. 가슴쓰림(heartburn)은 대개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처럼 흉골 뒤쪽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을 말하며, 환자들는 이러한 증상을 ‘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따갑다, 뜨겁다’ 등으로 묘사한다.

이 통증은 견갑골(날개뼈) 사이나 목 및 팔 쪽으로 뻗어가면서 나타날 수 있다. 산 역류는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인두(식도와 후두 사이)로 역류하는 현상을 말하며, 시고 쓴맛을 호소하게 되는데 대개 다량의 음식을 먹은 뒤 또는 누운 자세에서 쉽게 발생한다.

때로는 가슴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껴 협심증이나 심근 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성대 부위까지 역류가 진행된다면 3개월 이상 만성 기침을 하기도 하며 성대가 부어 목소리가 변하기도 한다. 잠자는 도중에 위액이 역류한다면 폐로 흘러들어가 폐렴, 기관지 천식, 기관지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오래 지속되면 식도 부위에 깊은 궤양이 생겨 출혈하는 경우도 있고 협착이 생겨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게 되는 수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수년 이상 오래 지속되면 염증과 궤양이 반복되어 식도 상피가 바렛 상피로 변하게 되는데, 바렛 상피로 변한 후 10년 이상이 지나면 일부에서 식도암이 생길 수도 있다.

내시경검사, 24시간 식도 산도검사, 식도내압검사 등으로 진단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에 사용되는 검사로는 내시경검사, 24시간 식도 산도검사, 식도내압검사 등이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 하부에 몇 줄의 가늘게 헐어있는 미란성 병변이 있으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위내시경에서는 식도가 정상으로 보이더라도 역류성 식도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를 비미란성 역류성 식도염이라 하며 전체 위식도역류 환자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염의 증상은 있지만 위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 역류성 식도염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24시간 식도 산도검사법이다.

과거에는 이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 환자가 코를 통하여 식도내로 가는 튜브를 넣고 하루 동안 일상생활을 해야 해 불편하였지만, 지금은 코를 통하여 튜브를 넣지 않고 내시경을 이용하여 작은 캡슐을 식도 내에 부착하여 검사를 하므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식도 내의 산도를 24시간 측정하면 식사 혹은 취침 등의 생활과 위산 역류와의 관계를 알 수 있고, 산의 역류와 환자의 통증과의 관계를 분명히 알 수도 있다.

위산 분비 억제제와 위 운동 촉진제 투여하여 치료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 분비 억제제와 위 운동 촉진제를 투여함으로써 쉽게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느슨해진 식도 괄약근을 근본적으로 고칠 방법이 없으므로 약을 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재발을 막기 위해 약물의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약물의 유지요법으로는 치료시의 절반 용량으로 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증상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방법 등이 있으며, 10% 미만에서는 1년 이상 장기간 약을 먹어야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현재 역류성 식도염에 주로 사용되는 약은 강력한 제산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이며 대개 하루 1회 복용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였을 때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심근경색 등으로 관상동맥 내 스텐트를 장착한 후 항혈소판 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같이 복용하면 두 약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관상동맥의 재협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취침 2시간 전에는 위 속을 비워두어야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되기 쉬우므로 약물 치료와 함께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부 식도 괄약근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식도로 역류된 위산이 중력에 의해 식도에서 위 내부로 쉽게 내려가지만, 누워 있으면 역류된 위산이 식도 안에서 장시간 머물게 되므로 취침 시에는 침대 머리 쪽을 15도 정도 올려주는 것이 좋다.

또한 취침 전 적어도 2시간 전에는 밤참을 먹지 말고 위 속을 비워두어야 한다. 그 외 기름기가 많은 음식, 술, 담배, 커피, 초콜렛, 아이스크림, 탄산 음료 등은 식도 하부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여 위산의 역류를 조장하므로 피해야 한다.

비만 또한 복압을 높여 역류를 증가시키므로 체중 감량도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우유는 일시적인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지만 우유에 든 칼슘이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어 추후에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 하면 증상 호전시킬 수 있어

우리의 위는 공복에는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찌그러져 있으나 식사를 하게 되면 풍선이 부풀듯이 위의 상부가 늘어나면서 음식을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소화하게 된다. 이렇게 식사 후 위의 상부가 늘어나는 정도를 위신전능이라 한다.

위신전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고 더부룩한 증상이 생기며 또한 음식물의 식도 내로의 역류도 많이 생긴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 등은 이러한 위신전능을 향상시키며, 따라서 위내 음식물의 식도 역류를 줄여서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50세의 주부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은 후 위산 분비 억제제와 위 운동 촉진제를 8주 동안 복용한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물론 약물 치료와 함께 평소 즐기던 커피를 끊었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여 체중감소라는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글/김지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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