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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헌 11년 "화通[畵통]하다"
  • 기사등록 2011-08-20 21: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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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헌 11년 "화通[畵통]하다"

2011. 9. 1 ~ 30

도화헌미술관

‘화통(畵通)하다’ - 그림으로 열어 보임


김 하린(시인)

미술관은 그림의 집이다. 화가의 자궁에서 잉태하고 태어난 그림은 미술관이라는 집에서 살다가 어느 날엔가 정착할 새로운 곳을 떠나 먼 길을 떠난다.

도시의 미술관이 삭막한 아파트라면 陶畵軒은 들녘의 풍경 속에 자리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도화헌미술관 개관 11주년을 맞아 ‘화통(畵通)하다’라는 주제로 9월 한 달 동안 전시될 그림들은 마치 한 가족처럼 자연 속의 아름다운 집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훌륭하게 자랄 것이다.

‘화통(畵通)하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겠지만 그림으로 서로 소통(疏通)한다는 뜻이다.

스마트 폰이 출현한 지금은 인류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최첨단 소통(communication) 수단을 소유한 시대다. 지구의 반대편까지도 어느 곳에서나 전화와 인터넷으로 실시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바로 이 스마트 폰이 아닌 그림으로 소통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이런 시대에 스마트 폰이 아닌 그림으로 소통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화헌에 모인 작가들은 ‘화통(畵通)’하기로 작정을 했다. 왜일까?

오늘날은 최첨단 소통의 도구는 가졌지만 정작 중요한 소통의 내용이 없는 소통의 부재(不在) 시대다. 빠르게 전달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영혼의 울림이나 인간과 인간간의 교감이 없는 잡담일 뿐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 잡담을 ‘열어보임’과 반대 개념인 ‘닫아버림’이라고 했다. 오늘날 우리는 열어 보이는 것이 아닌 닫아버리는 말을 서로 빠르게 소통하고 있을 뿐이다. 이 얼마나 공허한가?

예술가는 이 닫아버림을 열리게 하여 드러나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림을 통해 예술가들은 은폐된 세계를 세상에 드러나게 한다. 다시 말해 그림으로 ‘닫아버림’을 열리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화통이고 陶畵軒이라는 그림의 집에서 한 달 동안 펼쳐질 세계다.

참여작가

강동호, 곽수봉, 김경자, 김동석, 김성호, 김영양, 김정연, 김학곤, 김호원, 김흥빈, 류재일, 문재성, 박성우, 박성환, , 박수만, 박일정, 박창로, 서재철, 오견규, 윤형호, 이권호, 이제하, 이호동, 임무상, 장안순, 장용림, 정경래, 정경화, 최우식, haru.k, 함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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