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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6개나 되는 우리나라의 무인도, 그 가치를 아시나요? - 전남대 해양기술학부
  • 기사등록 2010-10-13 15: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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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아로 향해 도중 서인도에서 좌초되어 무인도에 표류하여 홀로 살아가는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다니엘 디포, 1719, 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는 누구나 한번쯤 유면기 시절에 접했을 것입니다.

“무인도에 가면...” 이라는 상상과, 친구와 가상의 이야기도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며, 남태평양의 아름다운무인도 섬을 사진으로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무인도’라는 단어는 관광, 영화, 소설, 또는 역사 등의 주 무대로서 일반 사람들에게는 낭만적 공간으로 아주 친숙한 단어입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일본열도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노토리 섬(沖鳥礁)에 항구 및 다른 기반시설들을 건립하여 대륙붕에 대한 자국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의 입법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오키노토리 섬 (일본어: 沖ノ鳥島)은 20°25′N, 136°05′E, 도쿄 남쪽 1740킬로미터에 위치하는 일본이 자국의 최남단이라고 주장하는 환초(環礁, atoll)입니다. 이처럼 현재 무인도는 국제적으로 자국 이익을 위한 기점으로 활용되며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동해가 단조로운 해안선을 보이지만 서해와 남해는 최종빙하기 이후 해수면상승에 의해 형성된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하여 해안선이 복잡하고 많은 유인, 무인도서들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서의 총수는 3,358개로 이중 무인도서는 2,876개(11개 시ㆍ도, 55개 시·군·구)이며 전체 도서수의 85.65%를 차지하고, 도서 총 면적은 3,757.72㎢로 이 가운데 무인도서 비율은 2.03%(76.47㎢)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도별 무인도서 수는 전남이 전체의 60.64%에 해당하는 1,744개로 전국 최다이며, 다음이 경남(484개/16.83%), 충남(236개/8.21%) 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인도’란 ‘바다로 둘러싸여있고 만조시에 해수면 위로 드러나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땅으로서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공간’을 의미(무인도서관리법 제2조제1호)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인도는 일반적으로 면적이 아주 좁은 지역으로서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 곳 또는 할 수 없는 곳으로서 희귀식물, 동물 등 자연생태, 환경보호지역, 영해기점 등으로 인식되고 활용되어왔습니다.

그 외의 다른 의미로는 일반 국민들로부터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중앙정부, 지자체로부터 활용, 관리되지 못하였던 국가 영토의 일부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 정부에서는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하여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가 브랜드(Nation branding)는 한 국가의 명성지수를 구체적으로 수량화·객관화시킨 것으로서 국가의 국민, 통치, 수출, 관광, 문화와 유산, 투자와 이민이라는 6개의 항목으로 평가한 국가 브랜드 지수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브랜드 지수는 국가의 총체적인면을 평가하는 것으로서 브랜드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자산의 실태를 파악하고 총력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동·서·남해안에 점점이 아름답게 떠 있는 무인도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상태일까?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유용한 자산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개발 활용할 가치가 있는 무인도서는 얼마나 있을까?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무인도서는 없을까? 등을 알아보기 위해 2,876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무인도서에 대한 실상을 파악 할 수 있는 조사는 2007년 국토해양부에의해 건국 후 처음으로 실시되었습니다.

국토해양부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무인도실태조사를 한 결과, 총 130개의 미등록(실제 존재하나 지적공부에 등록되어있지 않은 섬) 무인도서가 발견되었으며, 자연환경·생태교육·역사교육·해양관광자원 및 해양주권을 위한 잠재적 가치를 가진 무인도서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흥군과 고흥군 소재 무인도서를 예로 들면, 전남 장흥군 관산읍 고마리에 위치한 대무녀도, 관산읍 신동리에 위치한 가스마리도(구전명)에서는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섬의 중앙부가 단층에 의해 함몰된 지질구조를 보입니다. 그리고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에 위치한 준도에는 폭이 약 15m에 달하는 대규모 관입암체가 분포하며, 식물상은 80종 이상으로서 남부지방도서의 상록성 식물종 대부분이 서식하고 있고, 남방계 곤충이며 산림청 감소 추세종으로 등록된 청띠제비나비가 섬 전체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또 고흥군 도양읍 시산리에 위치한 무학도는 해식애가 절경을 이루며, 법정보호종인 고란초, 육지분포종이지만 현재 육지에서 거의 멸종된 자리공 등이 산출합니다. 그리고 고흥군 동일면 덕흥리에 위치한 소랑도에서도 법정보호종인 황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흥군 도양읍 시산리에 위치한 송학도에는 송도모설(松島暮雪) 동해일출(東海日出), 공산낙조(功山落照), 원포귀범(遠浦歸帆), 대동청하(大洞晴霞), 죽전야우(竹田夜雨), 석불모종(石佛暮鐘), 운교추월(雲橋秋月)의 시산 8경이 유명합니다.

장흥군 용산면 상발리에 위치한 소동도는 영화 ‘축제’의 촬영지로서 일출이 유명하며, 당할머니의 전설까지 알려져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대상지(2007년)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에 위치한 대옥대도는 육지에 인접하며 풍광이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서 과거에는 무인도였으나 2000년 국내 모기업에서 관광사업으로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인도 실태조사 결과 새로 발견된 130개의 미등록도서는 잊혀진 국가영토 자산을 찾은 것으로서 매우 뜻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무인도는 우수한 지형·지질경관을 보유하고 있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및 한국고유종 등의 서식 또는 도래지로서 역할을 하는 곳으로서 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육상생태계와 다른 환경을 가지며, 해양생태계의 보고로서 자연환경·생태교육의 잠재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소득 및 여가시간의 증가, 해양 친화적 여가성향 고조로 해양관광·레저의 전진기지로서 무인도서의 가치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육지 지향적 여가형태에서 벗어나 바다를 즐기고 체험하려는 인구의 저변확대로 무인도서와 주변해역에 대한 이용·개발 수요 확산되는 것으로서 해양관광 자원의 무한한 잠재적 가치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UN해양법협약 체제하에서 연안국, 특히 중국과 일본은 법령과 조직의 정비를 통해 해양영토 확보를 위해 도서관리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해양영토(영해ㆍEEZㆍ대륙붕 등)의 바깥 한계를 결정하는 영해기점 소재 무인도서는 해양관할권 확보 및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 곳으로서 해양주권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한 잠재적 가치를 가진 무인도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 무인도서 실태조사 결과, 관련기관 간 보유자료의 도서명칭이 상이하거나, 미등록 도서가 존재하고, 반면 등록도서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등 부정확한 사례가 확인되고, 무인도서 관리를 위한 정보(지목유형, 토지이용 형태, 용도구분, 자연 및 생태계 현황) 등에 대한 통합·관리되는 기초자료는 없는 상태로서 체계적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가 부족하거나 정확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치되거나 훼손됐던 무인도, 정확한 실태조사로 무한잠재적 가치 재발견 그리고 무인도서 주변 지역주민에 의한 염소 등 가축방목, 폐어망·폐어구 방치 등에 의해 생태계 훼손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무분별한 골재채취, 관광객의 식물·희귀석 무단채취, 낚시객에 의한 쓰레기 투기 등에 의해 자연경관 및 생태계 파괴가 지속되고 있어 외부간섭에 의한 생태계 등 훼손과 교란이 심화된 상태입니다.

또한 무인도서 체험 등을 포함한 해양관광에 대한 관심 증가로 무인도서 이용·개발에 대한 사회적 수요의 증대에 따라 지자체와 민간기업에서 개발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사유 무인도서의 지나친 이용·개발 억제는 사유재산권 침해와 자원의 합리적인 이용을 저해할 수 있어 보존과 개발의 합리적인 조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인도서가 갖는 생태적·경제적 가치의 발굴·증진을 위한 행정관청의 역량 확대와 잠재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사회적 관심 증대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며, 더욱이 영해기점무인도서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관청과 일반국민의 해양주권적 가치에 대한 인식 고양과 자발적인 관리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이처럼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무한 잠재적 가치를 가진 무인도서에 대해 2007년 8월 ‘무인도서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국토해양부에서 무인도서 실태조사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무인도서 실태조사는 무인도서를 10년 주기로 조사하며 절대보전, 준보전, 이용가능 및 개발가능의 4개 영역으로 나누어 개발과 보전의 조화 속에서 관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소 때늦은 감은 있으나 우리나라 전체 도서수의 85.65%를 차지하는 무인도서에 대한 실태조사는 국가 자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될 것이며, 조사 결과는 국가 발전 계획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인도서를 종합관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진전된 국가사업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방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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