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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한-필슈퍼마켓, 이주여성 사랑방 - 결혼이주여성들 ‘엄마의 마음’으로 보듬어
  • 기사등록 2010-08-23 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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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오민진]필리핀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강진에 정착한 제니퍼(여,34) 씨는 올해가 남편 오정민 씨와 결혼 10년째 되는 해로 슬하에 승대(9)와 현석(5) 등 두 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강진읍 중앙동에 위치한 65㎡ (약 20여 평) 규모의 ‘한필(Korea-Philippine) 수퍼’는 지난 2006년 오픈했으며, 주로 필리핀 식료품과 약간의 필리핀 전통의류, 휴계실 그리고 흔히 한국 골목 수퍼에 가면 찾을 수 있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

‘한필수퍼’는 단순히 필리핀에서 수입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국제결혼을 통해 강진에 이주해 온 40여명에 달하는 필리핀 여성들의 정보교류와 애환을 달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일 오후 6시30분 쯤 되면 ‘한필수퍼’에는 자연스럽게 모여든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어린이와 엄마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띤다. 이곳에서 주로 오가는 얘기는 고향소식과 아이들 교육관련 얘기다.

교육열이 강하기는 한국인 엄마나 필리핀인 엄마나 마찬가지 이지만, 필리핀 엄마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아이들 숙제지도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엄마들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져 준비물과 과제물 등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필수퍼’에 오면 경험 많은 학부모들을 통해 그러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한다고 한다.

필리핀 다문화가정의 맡 언니 역할을 하는 제니퍼 씨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맞춤형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2000년 결혼한 제니퍼 씨는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시댁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은 없었다면서 “결혼 이후 친정인 필리핀에 다섯 차례 방문했다며, 착한남편 덕분에 행복한 가정을 꾸민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필리핀의 친정아버지가 결혼 초에는 많이 울었는데 한국에 정착해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울지 않는다며 결혼생활을 만족해했다.
 
한편 강진읍 중앙동에 위치한 ‘한필수퍼’에 대한 임대보증금과 집기류 일체를 제니퍼 씨의 시동생인 동식 씨가 전액부담 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형제의 뜨거운 우애가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니퍼 씨에게 꿈은 두 아이가 건강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평범한 한국 엄마의 모습이다.

또 다른 결혼이주여성으로 캄보디아에서 강진으로 시집온 세자매가 강진을 제2의 고향으로 삶고 남편과 시부모, 아이와 오순도순 생활하며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 가고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들은 캄보디아 프놈팬 한가정의 5남매 중 딸 셋 모두가 강진으로 시집을 온 첫째 리바나리(29·군동면 풍동리)씨, 둘째 리소꾼태어리(27·군동면 명암)씨, 셋째 리레아케나(26·강진읍 송덕리)씨이다.

2007년 군동면에 신혼살림을 차렸던 리바나리 씨 결혼사진을 접했던 남편의 후배가 사진 속 여동생 리레아케나 씨를 마음에 들어 했다. 결국 결혼으로 이어져 그해 리레아케나 씨도 강진읍으로 오게 됐다. 현재 리레아케나 씨도 아들을 낳아 시아버지를 모시고 오붓하게 살고 있다.

첫째 형부가 처제에게 후배를 소개해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한 지역에서 함께 살게 된 세 자매는 매주 가족간 모임도 갖고, 어려운 일들에는 서로가 보듬어 안아 향수병을 없애 외로울 시간이 없다.

이들은 캄보디아 친정나들이에는 꼭 김치를 챙겨가 먹어야 밥을 먹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도 강진사람이 다됐다고 웃는다.

또한 세 자매는 멀리 계신 캄보디아 부모님에게 일주일에 두세 번 안부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행복한 일상생활도 전해주며 강진에서 가족들과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큰언니 리바나리씨는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속상한 일도 있지만 강진에서 남편과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재미있다"며"아이를 키우면서 세자매가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꿈이 있다면 부모님과 남동생을 강진으로 오게 해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7월25일에는 회사일로 바쁜 셋째 사위를 제외한 첫째와 둘째 부부와 셋째 딸 가족들이 일주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친정에 휴가차 다녀오기도 했다.

한편, 강진군 여성복지팀 김경 씨는 “다국적, 다문화 이주여성의 정착과 통합을 위한 다문화가정 가족 고향방문사업과 결혼이민자 정착금 지원, 다문화가정과 ‘친정집 맺어주기’ 등 다양한 시책으로 우리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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