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혼쭐난 전남 꽃축제, 실패에서 배워야
  • 기사등록 2024-10-14 08:35:43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꽃 축제는 관광객을 모집하기에 참 좋은 자원이다. 활용하기에 따라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자원이다. 꽃축제의 의의를 생각해 보면 첫째 사회적 기능, 둘째 지역과 지역민에 미치는 기능, 셋째 방문객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첫째의 사회적 기능으로는 ① 도시의 사람과 돈이 시골로 향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② 자연을 대표하는 꽃을 통해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조성에 의한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 ③ 대중소비재로의 역할 등을 들 수 있다.

 

둘째의 지역과 지역민에 미치는 기능으로는 ① 사람들의 방문에 의해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지역민들의 소비에 의해 유지되던 문화 소멸의 연장과 숙박업 등 경제 활성화에 기여, ② 꽃축제를 통해 사람을 불러 모으고, 지역을 알리면서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분명하게 하는 효과, ③ 지역민들이 꽃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실현과 고용 창출, ④ 문화시설이 부족한 시골에서 자연을 대표하는 꽃을 통해 문화생활, ⑤ 방문객들에게 지역 특산물의 홍보와 판매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

 

셋째의 방문객에게 미치는 기능에는 ① 국민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은 물건보다는 정신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 그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효과, ② 관광객이 주체가 되는 관광 대상물로의 효과, ③ 가치소비의 실천 장으로써의 효과, ④ 자연과의 밀접도를 높여 주어 스트레스 해소 및 정서함양 효과 등이 있다.

 

꽃축제의 이러한 다방면적인 효과로 인해 꽃축제를 개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신안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1지자체 1꽃축제를 벗어나 계절꽃을 활용해 연간 수회씩 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곳들이 있고, 그 꽃축제를 활용해 관광객들의 지역 방문을 촉진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그동안 가꾸고 빛내 놓은 꽃축제의 명성에 먹칠을 한 곳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영광군 불갑사관광지 일원에서 지난 9월 13일부터 9월 22일까지 펼쳐진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이다. 축제 시기에 피어야 할 꽃무릇(석산) 꽃이 거의 피지 않아 꽃이 없는 상태에서 축제가 진행되었고, 방문객은 예상인원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축제가 끝난 1주일 후에는 꽃이 피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신안군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아스타의 개화 불량으로 지난 9월 27일에 개막 예정이었던 퍼플섬 아스타 축제를 취소했다. 축제는 취소된 가운데, 미리서 홍보한 퍼플섬 아스타 축제에 맞춰 여행일정을 잡아 놓은채 축제가 취소된 것을 모르고 방문한 관광객들의 원성을 샀다.

 

그 외 지역에서도 축제 시기에 개화가 지연되어 꽃이 안 피거나 꽃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꽃축제인데도 꽃이 좋지 않은 곳들이 많아 방문객들의 원성을 산 곳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봄철 장마, 폭염, 건조 등 이상 기후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기 바빴다.

 

그런데 꽃의 개화에 문제가 많은 곳들을 방문해 보니 대부분 이상 기후만의 문제가 아니고, 화훼에 대한 비전문성이 가장 문제였다. 화훼의 고사, 불개화, 개화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 곳들은 토양의 pH, 습도 등이 식재한 화훼 품종과 맞지 않아 토양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 같은 품종을 매년 식재한 것에 의한 연작장해, 관수 등의 관리 부실에 따른 개화 지연, 개화기가 동일한 단일 품종을 식재함에 따라 개화의 지연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점, 식재 방법에 의해 개화기간의 분산 등을 하지 못한 곳들이 많았다.

 

그 배경에는 최근 꽃축제의 인기가 좋자 재배가 쉽고 개화가 긴 화훼종류를 선택해서 활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었다. 이들 화훼는 재배가 쉽다는 생각 때문에 화훼의 전문성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곳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 내에서도 화훼 재배 기술을 가진 농업기술센터는 배제된채 문화나 관광 관련 부서에서 꽃축제를 맡아서 하고 있으며, 화훼전문가는 물론 농업기술센터와도 협조가 잘되지 않은채 꽃 축제를 진행하는 곳들도 많은 실정이다.

 

네덜란드처럼 육종과 재배를 기반으로 하면서 오랜 꽃축제의 역사가 있는 곳과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의 이번 가을 꽃축제처럼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개화 지연, 부분 개화, 화훼 고사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꽃축제의 계획 단계, 화훼의 재배 관리 과정에서도 전문적인 기술을 활용해서 이상 기후와 변수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꽃축제를 개최하지 못했거나 개화가 지연된 지자체 등 혼쭐난 지자체들은 실패에서 배우고, 실패하지 않는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8787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2024 대한민국 국향대전 18일 개장... 체험‧공연 등 즐길거리 풍성
  •  기사 이미지 생태와 문화가 만나는 섬 함초축제 개최
  •  기사 이미지 사진으로 보는 천상의 화원 '곡성 동화정원'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