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여야가 추석연휴 직후인 19일 현재 3대 쟁점법안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놓고 본회의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요구대로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의사일정이므로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여당 없이도 단독으로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태세여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본회의가 열리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여사 특검법),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 개정안이 차례로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크다는 건 국회의장도 잘 안다. 이번 본회의 요구도 그래서 받아준 것"이라며 "김여사 특검법을 먼저 상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해도 야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가 가능하다.
본회의 개의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하는 한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잦은 필리버스터에 따른 피로감, 특검법에 대한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이번에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의 문제점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생이 걸린 쟁점 현안도 아니고, 정쟁만을 위한 법안들"이라며 "필리버스터는 이슈만 키워준다는 의견이 있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실시 여부 등 대응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경우 종전과 마찬가지로 이를 '토론 종결권'으로 무력화할 계획이다.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를 국회의장에게 요구하고,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하면 토론이 강제 종료되게 하는 것이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 사용된 방식이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두 번째로 발의됐던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필리버스터와 토론 강제종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에도 반복될 경우 김여사 특검법은 19일 상정해 20일 표결하고, 채상병 특검법은 21일, 지역화폐법은 22일 표결하는 일정이 유력해 보인다.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면 국민의힘에 남은 카드는 윤 대통령에 재의요구를 건의하는 것뿐이다.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법안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야당이 수적 우위를 내세워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고, 여권이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면 최근 여야 대표 회담 등으로 조성된 '협치' 무드는 사라지고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다시 극한 대립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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