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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품종 내 세워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9-10 08: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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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추석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나주배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광고 내용은 품종과 품종의 특성에 따른 맛에 관한 광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나주배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나주가 배의 명산지이고, 나주가 배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주가 배의 명산지가 된지는 100년이 넘었다. 한 세기가 넘도록 최고의 산지로서 명성을 이어오기까지는 재배 기술의 축적 못지않게, 기후와 토양 등 지역의 자연환경 영향도 크다.

 

일반적으로 배 재배에 적합한 기온은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고, 생육 기간에는 따뜻한 날씨가 좋다. 생육 기간 동안 기온이 높을수록 성숙이 빨라지고 당도가 높아지기 쉬운 경향이 있다. 햇볕도 중요하다. 배에 한정하지 않고 과일은 태양의 빛을 충분히 받아야 맛있게 자라는 것이 많다. 따라서 맛있는 배를 키우려면 연중 일조 시간이 긴 것도 중요하다.

 

태양의 빛을 듬뿍 받은 배는 수분과 영양을 축적하고 달콤하고 신선하게 자란다. 또 태양의 빛은 뿌리나 가지의 생육에도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나무 전체의 열매가 좋아지고, 대량 수확과 연계되기 쉬워진다.

 

맛있는 배의 재배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일조와 함께 강수이다. 3월부터 4월에 걸쳐 초봄에는 적당한 강수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 토양이 너무 건조하면 발아가 억제되어 열매가 나빠지게 된다. 배는 고온과 가뭄 조건에 놓이게 되면 영양이 부족하고 나무가 약해져 버린다. 특히 발근이나 발아의 시기인 초봄에는 적당한 강수가 있어야 한다.

 

배의 명산지는 이러한 환경조건을 갖춘 곳이 좋은데, 나주는 맛있는 배 생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재배 농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품질의 배를 생산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과거의 경우 나주배로 표기된 배박스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배를 판매하는 사례가 발각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주배는 위와 같이 유명하다 보니 나주배라는 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칫 나주배의 명성에 혼선을 가져오고, 소비자의 선택 권리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즉, 과거에는 신고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나주배 = 신고배’ 일 정도였고, 나주배의 품질은 대부분 유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품종이 상당히 다양해졌고, 나주에서 생산된 배일지라도 품종에 따라 맛의 차이가 심하다. 이는 ‘나주배 = 신고배’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원황배, 황금, 화산 배 등을 먹었을 때 자칫 나주배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나주에서 생산된 원황배를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가 원황배를 구입하고 싶어도 나주배만 표기가 되어 있으면 원황베의 구입이 원활하게 되지 못한다.

 

소비자들의 기호 세분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배 농가의 입장에서는 유통 현장에서 나주배만 강조하게 되면 특정 품종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배의 품종에 따른 특성을 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같은 나주라도 차별화된 품종과 차별된 재배법으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 농가들의 경우 자칫 그러한 노력이 수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나주배 홍보와 판매 시에는 품종을 명확히 하고, 그 품종의 특성을 알려 소비자가 기호에 맞는 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과거처럼 나주배만을 강조하면 품종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비자가 아는 맛의 배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나주배의 품질이 떨어졌다는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나주배를 강조하되 나주배 중에서도 품종과 특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소비자들이 기호와 특성에 맞는 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서 만족도를 높이고, 재배구매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비단 명절 선물뿐만 아니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배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2. 나주배와 일본 고향세 인기 배 품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0-11).

허북구. 2021. 추석에 배를 먹어야 하는 이유.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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