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돌아가신 할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쳐 드린 기억이 떠올라 더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이선미(43)씨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 교육 교재를 제작한 계기에 대해 31일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이씨를 비롯한 문해 교육지도사 수료생과 강사 등 9명은 부산 서구에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문해 교육 책자 '배움의 숲'을 만들었다.
이씨는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들을 돕는 봉사를 하고 싶었다"며 "수료생들이 가안을 만들면 강사들이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여러 달에 걸쳐 교재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활동은 기존에 사용하던 성인 문해 교육 책자가 어르신들이 배우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고민 끝에 어르신이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거리 풍경 속 글자를 교재에 넣기로 했다.
주로 이용하는 공공시설, 병원, 은행, 시장은 물론 매일 마주치는 간판, 안내판, 표지판 등을 사진으로 일일이 찍어 교재에 담았다.
이씨는 "저작권이 문제 될까 봐 봉사자들이 자신이 소장하는 사진을 자료로 쓰거나, 심지어 이웃의 반려견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단순히 한글을 배우는 것을 넘어 다채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까치고개 등 지역 명소의 유래와 특징, 보건소 등 각종 시설을 방문하는 방법 등을 책자에 담았다.
이들의 노력으로 제작된 교재의 분량은 120쪽에 달한다.
어르신들은 수업에 대한 흥미, 이해력, 집중력이 모두 올라갔다고 호평했다.
서구에는 행정복지센터, 노인복지관 등에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 200여명이 문해 교육을 듣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수료생들이 제작한 교재 덕분에 어르신들이 한글을 더 즐겁게 배우고,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며 "지역 어르신을 위해 힘써준 수료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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