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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과 궁합이 좋은 아졸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8-22 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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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생이가래과(Salviniaceae)에 속하는 7종의 수생 양치류속 식물인 아졸라(Azolla)는 번식력이 매우 왕성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졸라는 보통 2일에 2배라는 맹렬한 기세로 번식해, 작은 연못의 경우 금방 정복해 버린다.

 

아졸라는 번식처럼 광합성도 왕성해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아졸라의 탄소 회수력이 너무 뛰어나 4,900만년 정도 전에는 ‘아졸라 현상(Azolla event)’이 나타났다는 시나리오가 있다.

 

아졸라 현상은 약 4,900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기후학적 시나리오로 당시 북극해 에서 아졸라가 대량으로 번식된 후 죽어서 해저로 가라앉으면서 약 80만 년에 걸쳐 퇴적물에 흡수되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르게 감소되었고, 따뜻했던 지구가 현재의 빙하 시대인 후기 신생대 빙하 시대로 역전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은 4,900만년 전의 규모에는 미치지 않겠으나 아졸라를 대량으로 재배하면 그만큼 많은 이산화탄소가 회수되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졸라를 논밭의 비료로 사용하면 탄소를 흙에 가두어 둘 수가 있다. 또한 아졸라를 바이오 연료로 바꾸는 방법이 고안되면 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 연료로 바꾸면 공기 중에 여분의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와는 달리 아졸라 유래의 연료를 사용하면 공기 중에 탄소를 배출해도 이것은 아졸라가 생장 과정 중에 대기로부터 흡수한 탄소이므로 공기 중에 여분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아니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졸라가 소나 닭의 먹이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아졸라는 가축의 먹이로 활용할 수 있으며, 빠르게 번식되는 특성은 사료용으로도 유망하다. 아졸라의 왕성한 번식력은 가축의 식료뿐만 아니라 작물의 비료로도 유망하다.

 

콩과 식물과 마찬가지로, 아졸라는 대기 중의 질소를 흡수하여 성장하는 희귀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물에 합성 비료를 섞을 필요가 없다. '질소 고정'이라 불리는 그 과정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아졸라에 공생하는 시아노박테리아이다. 이 박테리아는 '남조류'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아졸라가 놀라울 정도로 대량의 질소 고정을 하는데 역할을 한다.

 

아시아에서는 이러한 배경에서 1980년대에 아졸라에 관한 연구열이 단번에 높아진 적이 있었다. 아졸라는 어떤 논에서도 왕성한 번식력을 발휘하고, 대량의 질소를 무조건 공급할 뿐만 아니라 다른 수초의 성장을 억제하고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심각한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메탄의 배출도 줄여주어 아졸라는 벼 재배시 질소의 공급원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런데 질소를 실제로 사용하려면 기계를 사용하여 아졸라를 흙에 혼합해야 하므로 방대한 노력이 필요한 기술이었다. 또, 질소는 아졸라가 자력으로 만들어 준다고 해도, 작물을 잘 키우려면 인의 시용이 빠뜨릴 수 없다. 이것이 비용 증가를 초래하기 때문에 아졸라에 관한 흥미는 1980년대 말 이후로 희미해 버렸다.

 

아졸라에 대해 식재료 측면에서도 연구가 되었으나 폴리페놀 성분이 식재료의 사용을 가로 막았았다. 폴리페놀 성분은 다른 많은 식물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이성분을 소량 섭취했을 경우에 항산화물질로서 작용하여 유해 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아졸라의 경우 폴리페놀이 너무나 많아서 문제였다. 영양을 섭취하려는 인체의 작용이 그 대량의 폴리페놀에 의해 저해될 정도로 ‘영양 저해 식재료’가 되어 식재료로도 이용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에 따라 아졸라가 주목하게 받고 있다. 더욱이 미국 남동부에 자생하는 '캐롤라이나 아졸라'는 아졸라의 폴리페놀 함량은 다른 종류보다 훨씬 낮고 오히려 미국에서 늘 먹는 과일과 채소의 함량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발효시키는 삶은 압력 냄비로 가열하는 3가지 방법으로 캐롤라이나 아졸라를 조리한 결과, 폴리페놀 함유량은 각각 62%, 88%, 92% 감소했다.

 

미국 캐롤라이나 아졸라는 아연, 망간, 철, 칼슘, 칼륨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으며, 단백질은 보리와 같은 곡류에는 뒤떨어지나 야생의 아졸라이므로 작물처럼 품종을 만들면 대량의 단백질을 생성하는 품종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아졸라는 탄소를 감축하고, 벼재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물의 비료 원과 식품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야외 인공 연못은 물론 실내 농원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특성과 아조라의 엄청난 번식력은 기존의 식량 인프라가 완전히 붕괴할 정도의 재해가 발생할 경우에 식량 공급원으로 유용한 가치가 기대된다.

 

아졸라는 위와 같이 다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수생식물인데, 다양한 농업 기계가 개발되어 보급되어 있으므로 아졸라를 흙에 섞는 것이 쉬워졌고, 논에서 메탄 발생을 줄여주는 점 등은 친환경 농업에 적극적인 전남 농업과 궁합이 좋다. 따라서 전남 농업에서는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유용하게 활용하길 바란다.

 

[자료 출처]

Korsa, G., D. Alemu, and A. Ayele. 2024. Azolla plant production and their potential applications.  International Journal of Agronomy. https://doi.org/10.1155/2024/1716440

DC Roy, D.C., M.C. Pakhira, and S. Bera. 2016. A review on biology, cultivation and utilization of Azolla. Advances in Life Sciences 5(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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