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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녹차 생존전략과 보성 녹차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7-12 08: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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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에서는 녹차 수요가 커피에 밀리면서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 일본에서 녹차 생산량은 1975년에 10만 5000톤으로 피크였으며, 2022년에는 약 30%가 감소한 약 7만 8000톤이다. 재배면적도 약 3만ha로 감소한 것 외에 차 재배 농가는 약 10만호로 1959년 피크 때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차 산지는 시즈오카현(静岡縣)이다. 시즈오카현의 차 농가는 1965년에 6만 8,373호였는데, 2020년에는 5,827호로 90%가 감소했다. 시즈오카현의 시마다(島田), 가나야(金谷), 가와네(川根)의 3대 산지를 포함한 현재 시마다시(島田市)의 총 농가 수는 1995년의 4,417호로에서 2020년의 2,342호로 거의 50%가 줄어들었다.

 

시즈오카 현내의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있어 지난해에는 1만 3,300ha까지 줄어들었으나 전국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작물 통계에 따르면 시즈오카현의 황차(荒茶, あらちゃ, 갓 딴 잎을 증기로 쪄 말린 채 아직 정제하지 않은 차) 생산량은 2만7200톤으로 일본에서 1위이다.

 

최근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가고시마(鹿児島)가 2위인데, 그 차이는 1,100톤 정도이다. 3위인 미에현(三重縣)과는 2만톤 이상의 차이가 있다. 시즈오카현에서도 유명 산지는 마키노하라시(牧之原市)와 시마다시(島田市)이다. 양시의 생산량(2009년)은 각각 5,770톤, 5,340톤이다.

 

시즈오카현과 같은 녹차의 유명 산지에서 조차 차 재배면적 감소, 생산량이 감소되는 가운데, 담당자 부족은 심각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녹차 생산 현장에서 후계자 부족은 심각해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런데 해외시장에서 일본 녹차는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녹차 수출 실적을 보면 2023년에 292억엔이다. 47억엔이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6배 이상이다. 수출량도 상승해 2021년은 7,579톤에 이른다.

 

해외시장에서는 병 1개 가격이 2만엔(약 17만718원)을 넘는 고급 녹차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 병차의 생산은 1957년에 청업한 카네스제다(製茶, 島田市)에서 만든 것이다. 판매는 전년 대비 120%증가 된 것인데, 비싼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시장에 나와 있지 않은 맛이 좋은 찻잎을 독자적으로 개발, 둘째는 좋은 물의 사용, 셋째는 필터를 통한 비가열 살균 및 저온 추출한 것이다. 이 3가지가 브랜드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차의 3대 성분은 카테킨 = 떫은 맛, 카페인 = 쓴맛, 테아닌 = 맛 (아미노산)이다. 카테킨과 카페인은 고온에서 추출되지만, 테아닌은 저온 추출이 가능하다. 그 추출 방법의 차이에 주목해 저온 수출에 의해 쓴맛이나 떫음을 억제하면서, 맛이 좋은 차를 만든 것이다. 고가의 병차는 녹차의 추출 온도에 따른 추출 성분가 맛의 차이를 활용하여 제조한 상품으로 아이디어와 개발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에서 차를 둘러싼 환경은 국내적으로는 암울하나 해외에서는 고가의 병차 사례에서와 같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성장하는 추세이다. 더욱이 차의 세계는 깊고 넓기 때문에 병차의 성공에서와 같이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현재 시즈오카현 시마다시(島田市)에서는 차나무의 주 품종인 야부키타 외에 각각의 특성을 지닌 20여 품종 이상의 종류가 재배되고 있다. 차의 제조 과정에서 잎차, 싹차, 말차 등 다양한 제형의 차가 만들어진다. 게다가 덖기, 찌는 방법 등에 따라 찻잎의 맛이 바뀌고, 각각의 찻잎도 끓이는 방법에 따라 또 맛이 달라진다.

 

이것은 차의 즐거움이기도 하고, 어려움이면서도 소비 확대 가능성을 가진 차의 특성이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차의 특성을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일본 음식 붐과 건강지향 등의 풍조는 해외에서 녹차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은 위와 같이 일본 내에서 녹차는 커피 소비 증가에 따라 소비 확대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녹차 재배 농가의 후계자 부족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소비를 전국적으로 개척하여 소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일본 녹차의 국내 소비 감소, 생산 후계자 부족 등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본의 녹차는 해외에서 다양한 유형의 녹차와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를 증가시키고 있으나 보성 녹차는 그렇지를 못한 실정이다.

 

보성 녹차가 해외에서 소비 확대와 매출 증대에 따른 소득향상을 위해서는 녹차 유형의 다양화, 효과적이면서 목표로 하는 녹차에 맞는 추출 조건 설정과 제형의 녹차, 한류 및 한식과의 연계 등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상품 개발과 판매촉진을 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은 보성 녹차와 보성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녹차의 수도는 말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질적으로 녹차의 수도로 네세울 수 있도록 재배면적, 매출액, 문화 등 녹차의 모든 면에서 월등한 보성군이 되어야 한다.

 

[자료출처]

「緑茶王国」静岡の生き残り戦略…海外展開に明るい兆し、1本2万円超の高級ボトル茶も話題に(https://www.nikkan-gendai.com/articles/view/money/357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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