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농촌의 들 가운데 버스가 주차된 모습이 낮설지 않은 요즈음이다. 버스가 주차된 곳 인근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으며, 그 모습은 과거 농번기를 연상케 한다. 모내기와 보리타작 등 손노동 중심이었던 시절의 모습이 연상되는 곳들은 양파를 수확하고 있는 밭이 많다.
벼나 보리밭에서는 사라진 모습들이 양파밭에서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재배와 수확에 기계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농촌에는 면 단위에도 인력 소개소가 많다. 몇 개 남지 않은 가게나 사무실 중에서 인력 소개소라고 써 붙인 사무실이 눈에 띄는 것은 양파를 수확하는 밭에서처럼 손노동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농번기가 한창일 때는 외국인 노동자의 일당이 15만원이 넘는 곳들도 많다. 일할 사람들을 버스에 태워서 올 정도면 계산해보지 않아도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매우 큼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은 트랙터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것이나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는 벼농사와 너무나 비교가 된다.
현재, 양파재배에서는 벼재배나 벼 수확처럼 양파 이식기, 수확기처럼 양파재배와 관련해서 여러 종류의 기계가 개발되어 있어 버스 1대에 태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 대신 양파 수확기 1대로 수확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다. 일본의 양파재배 농장을 대상으로 조사된 기계화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기계화된 곳의 생산성이 확실하게 높다.
기계화에 의한 효율화는 생산비를 낮출 수 있다. 생산비가 많이 들면 판매 가격이 높아도 마진이 적어지고, 자칫 농사를 잘 지어도 적자 보기가 쉬운데 비해 생산비가 낮으면 이윤이 많아지고, 설혹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손실이 적게 된다.
양파 재배면적이 소규모나 중규모용 정도 될 때 굴착, 줄기와 뿌리 자르기, 정리 등 일련의 작업을 1개의 농기계로 할 수 있는 기계도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도 적용이 안 되고 양파밭 옆의 버스처럼 수작업하는 곳들이 많은데, 이것은 없어져야 할 모습이다.
전라남도 농업이 경쟁력을 더욱더 높이려면 기계화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 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효율성을 높여 생산비를 절감하면 농산물의 최종 판매 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생산비를 절감한 것만큼 이윤이 늘어난다.
이윤이 많은 작물은 매력적이어서 면적을 확대할 수 있으며, 재배면적이 늘어날수록 규모화되고 수익이 많아지게 된다. 수익이 많아지게 되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떠나는 농촌이 아니라 돌아오는 농촌이 된다. 그러므로 전라남도 농업이 살려면 양파밭 옆의 버스부터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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