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일본 장례에서 생화제단이 기존의 시라키 제단(白木祭壇)과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모티브이다. 생화제단에는 모티브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제단의 보급에 장애가 되는 특정 종교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특별히 모티브가 없는 단체 장례식도 있으나 일종의 모티브나 의미가 있는 장례식이 꽤 많았고, 지금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생화제단에서 모티브는 생화제단의 보급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음은 과거의 모티브 생화제단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山田慎也. 2001. 死をどう位置づけるのか : 葬儀祭壇の変化に関する一考察. 国立歴史民俗博物館研究報告 91:119-136.). 모티브는 단체 장례식의 경우 장례를 주최하는 단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고, 고인 개인이 특화된 경우도 있다. 조직을 표현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그룹의 마크나 엠블럼을 사용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개최된 국가 장례식이었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일본 총리 장례식 등 꽃 제단에 이러한 상징 등이 사용된 예가 많다.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국가 장례식은 1967년에 거행되었는데, 장례 제단은 일장기를 배경으로 디자인되었다. 국가가 고인을 기리기 위해 장례식을 거행한다는 것을 제단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생화제단에 모티브를 활용한 사례는 많다. 가나가와현(神奈川県)의 전 지사의 현민장(県民葬)장례식에서는 가나가와 현의 상징이 사용되었고, 도치기현(栃木県) 노기초 마을 장례식에서는 제단 양쪽에 마을의 심벌마크 커튼이 사용되었고, 제단 주위에는 마을의 꽃 해바라기를 사용했다.
회사 장례식도 비슷한데, 중부전력(中部電力) 전 회장이자 JR도카이(JR東海) 전 회장이었던 회사 장례식에서는 합동 장례식으로 거행되었는데, 두 회사의 로고를 흰색과 주황색 국화로 표현했다. 회사 이름을 직접 디자인한 소와자동차(昭和自動車) 그룹 대표 이사의 회사 장례식도 있었다.
생화 제단의 소재가 식물이기 때문에 자연과 연결되기 쉽고 자연을 모티브로 한 제단도 많이 있다. 모티브는 고인의 취향과 유래, 집단과 관련된 지역 등과 연결될 때, 제단 위에서는 집단과 고인의 개성이 분명해진다.
회사 장례식의 경우 단순히 회사 업무를 제단 위에 표현하는 것도 있다. 세키스이하우스(積水ハウス) 사장의 장례식에서는 고인이 건설업을 하였으므로 영정 주변에 건물 모양을 디자인했다.
여행사 아사히 트래블 인터내셔널(アサヒ トラベルインターナショナル) 회장의 경우 장례식 생화제단은 비행기 일등석에 앉은 고인을 표현하고, 영정과 유해를 배치했다. 고별식 중에는 '80일간의 세계 일주 (Around the World in 80 Days) '가 연주되어 여행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장례식 중 생화제단에 모티브를 이용한 선두에 서게 되었다.
이처럼 생화제단에 조직의 사업 표현을 한 디자인은 회사는 물론 고인의 개성과 생애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들이다. 더구나 단체 장례식에서는 고인의 개성 자체가 회사 업무와 연결되기도 하는데, 제단은 생전 업적을 표현하는 장소이자 이벤트로 활용되기도 한다.
배우 요루야 키노스케(萬屋錦之介)의 경우 도에이(東映)와 쇼치쿠(松竹)의 합동 회사 장례식이 주 장례식이었는데, 대표작 영화 “반란군 아동(反逆児)”에 나오는 야하기가와(矢作川)의 장면을 재현하고 작은 배에 영화의 주인공으로 분장한 고인의 초상화를 놓고 주변에 좋아하는 꽃을 전시했다.
그랜드 스모 레슬링에서 프로 레슬링으로 전향한 최초의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인 하세가와 준조(長谷川淳三) 씨의 제단은 프로 레슬링 링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그의 영정에도 프로 레슬링 시대의 타이틀 벨트가 달린 전신사진이 사용되었다.
모리시게 이즈미(森繁泉) 씨의 경우 일본 크루즈 보급의 주창자였기 때문에 생화제단 중앙에는 요트 방향타를 세우고 초상화를 만들고 제단 옆에 실제 요트 돛을 전시했다.
개인의 장례식 생화 제단에도 위와 같이 고인의 생애, 취미, 취향 등을 표현한 디자인이 사용되게 되었다. 고인의 고향에서 자연을 모티브로 한 것도 고인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욕구의 표시일 것이다. 따라서 많은 장례식의 생화제단에 모티브가 있다는 것은 고인의 삶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의식의 신호라고 할 수가 있다. 동시에 이러한 모티브는 기존의 일본식 제단과 차별화되면서 생화제단의 확산 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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