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보랏빛으로 물들인 머리카락, 가방에 달린 보라색 인형과 액세서리, 점퍼 안에 입은 보라색 티셔츠….
26일 이른 아침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 주변의 한 스튜디오 건물.
평소라면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가득했을 이곳이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여행용 가방을 든 무리부터 가족이나 친구로 보이는 일행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곳곳에 보이는 보라색 물건. 방탄소년단(BTS)의 팝업 '모노크롬'(MONOCHROME)을 방문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팬 '아미'(BTS의 팬덤명)들이었다.
멤버 전원이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운, 이른바 '군백기' 상태의 팝업이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소중한 추억이 구름으로 만들어져 병 속에 보관된다는 설정의 '기억 구름'을 모티브로 한 팝업 행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기억 구름'은 2018년 열린 방탄소년단 팬 미팅에서 처음 등장한 콘셉트로, 팝업 행사에서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흑백 사진 화보를 공개하고 포스터, 액세서리, 의류 등을 선보인다.
팝업 행사는 오전 11시에 시작되나, 오전 9시 30분이 지났을 무렵 입장을 위한 대기 번호는 530번을 넘겼다.
한 사람씩 휴대전화 또는 이메일로 등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입장 전 이미 수백명이 몰린 셈이다. 오전 6시 등록을 시작하기 전에 도착해있던 팬들도 많았다고 현장 관계자는 전했다.
팬들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한쪽 벽면에 걸린 멤버들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팬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포카'(포토 카드의 준말)를 나누기도 했다.
연차 휴가를 내고 세종에서 온 직장인 홍지영 씨는 "(멤버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갔구나 싶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아미들을 만나서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을 위해 멀리서 온 외국인 '아미'들도 많았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에밀리 씨는 "아침 7시에 오려 했는데 조금 늦게 왔더니 425번째"라며 아쉬워했다. 멤버 지민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지민도 좋지만, 7명이 모인 방탄소년단이 최고"라며 웃었다.
이달 초 한국에 와서 멤버 제이홉의 팝업 전시도 다녀왔다는 케이 씨는 "방탄소년단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메시지를 전하는 '원더풀'한 그룹"이라며 "다시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탄소년단의 팝업 매장은 5월 12일까지 계속된다.
팝업 행사는 일본 도쿄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필리핀 마닐라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라고 소속사 빅히트뮤직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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