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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화상경마장 '정치적 악용'을 누가 하는가 - 사과도 책임도 없는 적반하장, 순천시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
  • 기사등록 2010-05-10 2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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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위해 화상경마장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에게 강력하게 경고하겠단다.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당, 정파와 관계없이 모든 후보들이 화상경마장 결사반대를 위해 연대하자고 한다. 무소속 노관규 예비후보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참으로 몰염치한 책임회피다. 적반하장도 이만한 적반하장이 없다. 무소속 노관규 예비후보는 대체 무슨 염치로 ‘경고’를 하고 ‘연대’를 제안하는가. 27만 순천시민들을 그렇게 만만하게 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상식적으로 따져보자. 2006년 순천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화상경마장 개장을 백지화시켰다. 당시 서갑원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정부는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화상경마장 추진은 승인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순천 시민정신의 승리였다. 그때 순천시장이었던 노관규 예비후보도 “화상경마장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거들었다.

그런데 4년 만에 화상경마장 개장이 다시 현실화됐다. 정부가 약속을 뒤집었다. 순천시민들의 여론이 달라졌는가. 절대 그렇지 않았다. 당연히, 시선은 순천시장에게로, 순천시로 향한다. 예정대로라면 6월 개장이 코앞이다. 농림부 승인은 이미 4월 7일에 떨어졌다. 마사회는 사업 승인신청을 2월 28일에 했다. 그동안 순천시장은, 순천시는 무엇을 했는가. 사실상 손을 놨다. 방치했다.

시에서는 이 문제가 뒤늦게 공론화하자 부랴부랴 지난 8일 사업재검토 건의서를 농림부와 마사회에 제출했다. 그리곤 하는 말이 “순천시와 농림부의 행정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화상경마장의 재추진 여부는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화상경마장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던 당시 순천시장은 뭘 했는가. 보고받지 않아서 몰랐던가. “정당, 정파와 관계없이 모든 후보들이 화상경마장 결사반대를 위해 연대”해야 할 시급한 사안을 챙겨보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인근 여수와 광양의 몇몇 지역단체의 화상경마장 개장 요구가 ‘순천 지역여론’으로 포장되는 동안 정작 순천시장은 지역사회의 여론도 챙기지 않았고 정부에 변변한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상황이 여기까지 왔다. 무엇부터 해야 하겠는가. 사과부터 해야 한다. 석고대죄 하는 게 도리다. 순천의 재앙이 될지도 모를 중차대한 사안을 아예 모르고 있었거나, 알면서도 시민들을 우롱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에 대한 공식 일성(一聲)이라는 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에 대한 경고’이고 시급한 사안이니 연대해서 저지하자는 말이다. 지금 화상경마장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면피에 급급한 자가 누구인가.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고 하는 자가 누구인가.

민주당 공천자 일동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화상경마장 개장 백지화를 위해 27만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연대해서 승리할 것이다. 그러나 응당 져야할 책임에 대해서는 회피하기 급급하고,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사과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어느 무소속 예비후보는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그런 사람이 제안하는 연대는 더더욱 일고의 가치도 없다.

무소속 노관규 예비후보는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을 정말 모르는가.
정말 모른다면 다시 한번 얘기해주겠다. 책임지고 사과하라. 그것이 한때 시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순천시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 아니겠는가./조보훈 순천시장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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