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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농업과 퇴직자의 농촌 이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1-02 09: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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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새해 첫날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안부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주신 분은 70세가 넘는 분으로 태국에서 거주 한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잠시 한국에 거주했다가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다시 치앙마이로 떠났다.

 

그분이 태국 치앙마이 시골 마을로 떠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였다. 그분은 과거에 성직자로 살다가 공예가로 전직했다. 공예가로의 삶은 정신적으로 행복했으나 노후에 금전적으로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노후 소득은 기초연금 외에는 없었다. 연로해서 일할 곳도 마땅치가 않아 선택한 곳이 태국 치앙마이 시골이었다. 국내에서는 물가가 비싸고, 주변의 애경사를 챙기면서 인간적인 도리를 하면서 살다 보면 기초연금으로 생활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최저 임금이 지역에 따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시골 지역의 경우 최저 임금이 한화로 월 20만 원도 안 되는 곳들도 있으므로 그곳에서 기초연금은 적지 않는 금액이어서 살아가는 데 경제적인 불편함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동남아시아 시골 지역은 전통 공예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들이 많으므로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배우고, 배운 기술을 활용하여 공예품을 만들게 되면 그것이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줄여주고, 현지 적응력을 높여 주면서 삶의 가치를 높여 주는 효과도 있다.

 

태국 치앙마이로 떠난 지인처럼 퇴직 후 수입원이 없는 고령자분들의 노후는 경제적인 불안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100세 시대라고 외치는 요즘 퇴직자들이 30-40년 동안 경제적 불안 속에서 노후를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노후에도 일자리를 갖고 계속해서 벌어야 하는 것과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고령자들의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일이 있어도 신체적으로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도시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되면 기본적인 관리비 등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한다. 농촌에서 텃밭 등을 이용해서 간단히 재배할 수 있는 상추, 시금치 등의 과채류도 모두 구매해야 하며, 구매 비용도 적지 않다.

 

만약에 시골로 이주를 하게 되면 물가가 저렴한 외국으로 가는 것처럼 위와 같은 고정비를 줄일 수가 있다. 현재 시골에 거주하시는 고령자분들 중에는 90세가 넘어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젊지 않으나 작은 몸놀림만으로도 채소를 재배하여 싱싱한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하면서 구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있다.


평생 도시에서 생활한 퇴직자분들은 시골이 외국처럼 낮설고, 시골의 거주나 생활환경 그리고 텃밭 가꾸기 등이 서툴러 시골로의 이주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 농업과 관련된 것들에 관해 재미를 붙이면서 친숙해지고, 조금이라도 지식을 쌓아 놓으면 농촌으로의 이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가 있다. 농촌에서 거주하면서 채소를 가꾸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취미 생활을 하게 되면 노후의 삶이 무료하지 않고, 여생이 즐겁게 된다.

 

현재 농촌은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과 함께 고령화가 되고 있다. 인구 감소는 경작지에 대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지만 소비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축소되어 서비스업의 쇠퇴 등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불편함이 늘어나고 지역 소멸 위험성도 커진다.

 

그러므로 퇴직자의 농촌 이주는 농촌마을 및 지역 소멸의 방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또한 퇴직자분들이 농촌에서 거주하게 되면 젊은 세대들이 부모님을 방문하게 되면서 방문인구 또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퇴직자의 농촌 이주는 이주하는 당자들, 지역단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지자체에는 이 긍정적인 효과를 계량화해서 홍보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퇴직자들이 농촌 이주에 두려움이 없도록 사전에 재미 농업과 접촉하여 농업에 재미를 느끼면서 알 수 있도록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농업 인구의 감소는 농지의 규모화, 기계화 및 스마트팜을 촉진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지역의 소비와 서비스업의 붕괴에 따른 지역 소멸을 촉진하게 된다. 그러므로 재미농업을 통해 귀촌, 농촌으로 이주 등에 따른 지역 소멸 방지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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