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커피박, 차나무 재배에 좋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2-11 09:43:30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커피는 전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이다. 커피가 일상적인 음료로 소비되다 보니 유럽의 경우 2020년에 5,400만 자루(1자루 = 60kg)가 소비되었다. 이는 석유 다음으로 거래가 많은 양이다.

 

커피의 세계적인 거대한 수요로 인해 2020년에는 커피 생산량이 1억 6,960만 자루에 이르렀다. 커피 소비 증가는 그만큼 커피박(폐커피, 커피 찌꺼기)의 증가를 동반한다. 인스턴트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 가루를 뜨거운 물로 추출한다. 커피콩 생두 1톤에서는 650kg의 커피박이 생성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커피박에는 지방산, 단백질, 셀룰로오스 및 리그닌 등의 유기물이 많아 환경에 직접 배출되면 심각한 환경 문제와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들은 청정에너지 및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료가 되고, 생물비료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피박에는 영양소 함량이 높고 중금속 오염 위험이 낮아 농업에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 결과에서 커피박은 토양의 질을 개선하고 잡초를 방제하기 위한 토양개량제나 상토 비료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박에는 탄수화물, 리그닌, 지질, 미네랄 및 단백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페놀성 화합물(12.0mg/g), 카페인(14.5µg/g) 및 클로로겐산(31.8µg/g)도 함유되어 있다. 셀룰로오스 및 헤미셀룰로오스와 같은 탄수화물(다당류)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셀룰로오스는 펄프 및 종이 생산 응용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 셀룰로오스는 포도당(설탕)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커피박의 셀룰로오스는 에탄올과 부탄올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

 

커피박은 단백질 함량도 많다(건조 질량의 13~17wt.%). 이것은 식품 산업에서 신뢰할 수 있는 영양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생명공학 및 발효 과정에서 기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커피박을 농업용으로 이용하면 토양개량제나 멀칭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멀칭용으로 이용하면 높은 보수력으로 인해 토양 온도를 완화하고 토양에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 방제에 도움이 된다.

 

커피박은 유용성은 많으나 신선한 커피박을 채소 재배 등에 이용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질소 공급을 개선하지 않는다. 이는 식물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페놀성화합물, 카페인의 존재 때문이다. 카페인은 커피나 차와 같은 일부 식물에서 화학적 방어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생물학적 역할을 하는 천연 2차 대사산물이다. 또한 발아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커피박을 농가에서 이용하려면 1차 발효형과 2차 발효형의 두 가지 유형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커피는 추출 후에도 커피박에 페놀성화합물과 카페인 같은 물질이 남아 있다. 이들 물질에는 작물의 발아와 발근을 억제하는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채소 등에 커피박을 퇴비로 활용할 때는 2차 발효 후 폴리페놀을 완전히 분해시켜서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좋은 박테리아인 트리코더마(Trichoderma)와 혼합된 퇴비로 만들어야 한다.

 

반면에 녹차 재배시 커피박을 1차 발효시켜서 시용하면 커피박에 있는 폴리페놀물질로 인해 차나무의 뿌리 성장이 억제되면서 새싹에 영양분이 집중된다. 일본의 녹차 재배 농가 중에는 커피박을 1차 발효시켜서 펠릿 형태로 된 것을 퇴비량에 2% 정도를 혼합해서 녹차밭에 시비한 결과 찻잎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커피박을 사용하면 일하는 동안 커피의 향이 기분을 좋게 하는 심리적인 효과도 있다.

 

일본에서는 커피박 퇴비를 사용하여 재배한 녹차와 채소가 과자로 만들어져 일부 브랜드 커피매장에 전시 판매되고 있다. 과자를 담은 컵에는 회사가 공개적으로 요청한 커피박 재활용 과정의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커피박을 퇴비로 이용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한 방법임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출처]

Anne Shayene Campos de Bomfim et. al. 2023. Spent coffee grounds characterization and reuse in composting and soil amendment. Waste 1(1):2-2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633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