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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1-01 08: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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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술의 제조에는 주로 쌀, 수수, 밀, 고구마 등의 곡물과 과일이 사용된다. 나무로 술을 만드는 전통은 찾아보기 힘든데, 일본 삼림총합연구소(森林総合研究所)에서는 최근 나무 원료로 술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본 삼림총합연구소에서 나무로 술을 만들게 된 배경은 일본산 목재에 대한 새로운 수요의 창출, 산간 마을의 경제를 활성화, 지역 자생나무를 활용한 술의 제조로 지역 특색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나무로 술을 만드는 방법은 삼림총합연구소와 기타 기관에서 개발한 ‘습식 제분 기술’을 활용해서 만드는 방식이다. 습식 제분가를 고속으로 회전해 물속에서 나무를 곱게 부수면 세포벽에 존재하는 다당류의 일종인 셀룰로오스를 작은 조각으로 분해하여 노출시킨다. 노출된 셀룰로오스는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포도당은 효모로 발효되어 알코올 도수 1~2%의 ‘나무로 만들 술’이 된다.

 

양조주를 증류하면 알코올 도수 30~40%인 나무로 만든 술을 만들 수도 있다. 직경 30cm, 길이 4m의 삼나무를 원료로 사용하면 알코올 도수 35%의 ‘목제 증류주’ 750mL인 것을 약 50병 정도 만들 수가 있다.

 

삼림총합연구소에서는 처음부터 나무로 술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습식 제분 공정에서 목재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목재의 셀룰로오스가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이것이 효모로 발효되는 것에서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술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술 제조 기술 개발을 착수한 것이다.

 

삼림총합연구소에서는 현재, 식기 등의 제품에 사용되는 삼나무, 자작나무, 왕벚꽃 등을 원료로 하여 술을 시범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된 술에 대해 향기와 맛의 특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과 함께 민간에게 기술 이전을 시도하고 있다.

 

삼림총합연구소에서 나무로 만든 술 중에서 삼나무로 만든 술은 통 술과 같은 향기, 자작나무로 만든 술은 화이트와인과 같은 과일 향이 나고, 벚나무로 만든 술은 벚꽃이 연상되는 화려한 향이 있는 등 나무 종류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일본에 무려 1,200종의 목본식물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양화 할 수 있어 새로운 술 장르로 시장을 형성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또 일본의 술과 음식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수십 년 동안 자란 나무로 만든 술은 지금까지 경험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술로서 여러 가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또한 산이 많고, 다양한 산림자원 식물이 많다는 점에서 나무로 만든 술을 지역 특산으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의 나무를 이용한 지역 특산의 독특한 술을 만들어 지역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소비자의 즐거움이 커지길 기대한다.

 

[자료출처]

樹(き)から造る「木の酒」の開発(https://www.naro.go.jp/laboratory/brain/contents/fukyu/episode/episode_list/160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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