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미 농업, 거점 농가 육성할 때이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0-25 07:54:2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 ‘재미’의 사전적 의미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어떠한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그것에 관한 일종의 만족감이다. ‘농업’은 토지를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활동 또는 토지를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하거나 동물을 사육하는 산업이다.

 

그러므로 재미 농업은 “어떠한 것, 즉 농업에 흥미를 느끼고 그것에 관한 일종의 만족감 또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재미 농업의 유형은 도시농업, 가정원예, 근교농업처럼 장소에 따른 구분이 아니라 농업의 목적에 의한 구분이다. 목적에 의한 것에는 체험농업, 치유농업, 전업 농업 등이 있다.

 

재미농업의 종류는 매우 폭넓다. 장소, 재배 방법, 시설 등과 관련 없이 재미로 하는 농업(주로 비영리 농업)이라면 재미농업에 포함시킬 수가 있다. 그런데 재미로 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 토지, 시설, 농기구와 자재를 갖추고 하는 전업농과는 달리 시설과 관리가 접근과 보급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아파트에서 거주하고는 사람이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우면서 재미를 느끼고 싶으나 집에서는 키울 곳이나 자재를 들여놓을 곳, 분갈이할 곳이 마땅하지 않을 수가 있다. 또한 다른 일을 하고, 여행 등을 다니다 보면 날마다 관리를 할 수도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 다육식물을 좋아하고 다양한 선인장을 가꾸면서 재미를 느끼고 싶으나 포기하기 쉽다. 그런데 시설을 갖추고 있는 선인장 재배 농가가 개인에게 1평씩을 임대한 후 재배관리, 기술지도 등을 해준다면 선인장 재배기술과 시설 없이 선인장 재배를 통한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능하고, 농가에서 관리해 줌으로 실패할 확률도 적어진다.

 

농가에서는 재미 농업 참가자기 일정 규모 이상 되면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가능해 계획적인 경영이 된다. 또 재미 농업 참가자들이 단순히 선인장을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귀하고 새로운 것의 도입, 교배에 의해 새로운 품종의 도출, 다양한 화분과 연출에 의한 분경 제작 등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면 전문화되고 그에 따른 관련 시장도 커져 기존의 농업과는 다른 시장이 형성된다.

 

현재 일부 선인장 농장에서는 이러한 모델로 운영하는 곳이 있고, 분재국을 재배하는 농가도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있다. 분재국을 재배하는 곳은 겨울부터 동호회 회원들이 분재국 농가의 하우스를 드나들면서 농가의 지도를 받아 자신만의 국화 분재를 가꾸고, 가을에는 자신이 가꾼 분재국을 전시하거나 주변사람들에게 선물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느끼고 있다. 

 

분재국을 만드는 기술이 있는 국화재배 농가는 분재국은 만들어도 비싼 까닭에 판로가 많지 않아 업으로는 하지 않았는데, 분재국 동호회 회원들에게 기술지도와 관리 대행을 해주면서 수입이 보장됨과 동시에 분재국의 보급과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분재국 참여자들 또한 다른 취미 활동 등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사람들과 사귀면서 분재국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좋아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반응이다.

 

위의 선인장과 분재국 재배 농가는 선인장과 분재국을 재배하면서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 시설, 관리 등을 해결해 줌으로써 접근성을 높여 주고 있다. 그로 인해 기존의 농업과 다른 수입원의 창출, 안정적인 수입 확보를 하고 있다. 재미 농업에 참가하는 사람들 또한 접근 장애요인이 제거됨으로써 좋아하는 선인장과 분재국을 재배하면서 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농업은 실로 다양한 분야가 있고, 각각의 분야는 다양한 기호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재미를 부여할 수 있다. 게다가 비용이 적게 들면서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고, 계절의 변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참여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이것은 고령화사회에서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유형의 재미농업 거점 농가가 육성되면 새로운 농업소득이 창출되고, 참여자들에게 정신적인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거양득 농업이 된다. 이것은 재미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농업의 활성화와 재미농업 거점 농가가 육성되어야 할 이유이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3. 전남식 재미농업 모델 만들어야.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3-10-24).

허북구. 2021. 전남 도시농업과 재미농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1-03-17).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6008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