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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 축제와 농산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0-18 07: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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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축제의 계절이다. 전남 곳곳에서 축제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되어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자체가 많은 전남이어서 축제 역시 농업자원을 이용한 것들이 많다. 보성 녹차를 자원으로 한 보성다향대축제는 1985년에 국내 최초로 다향제라는 이름의 차문화 행사 개최를 시발점으로 해서 올해 46회째를 개최했다.

 

매화자원을 이용한 광양매화축제와 백련 자원을 이용한 무안연꽃축제는 1997년에 시작되어 26년이 되었다. 구례산수유축제와 함평나비축제는 1999년부터 시작되어 24년이 되었고, 영광불갑산상사화 축제는 2001년 시작되어 22년이 되었다.

 

축제의 기원은 이들 축제처럼 농경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해 농사를 짓기 전에 농사가 잘되게 기원하는 것이라든가 농작물을 추수하고 나서 신에게 감사의 제물을 바치는 것, 추수(秋收) 후에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휴식을 취한 행사 그리고 제를 지내는 것을 구경하는 것 등이 축제의 유래와 관련이 많다.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축제는 산업화 이후 강력한 관광 콘텐츠의 하나가 되었다. 고도성장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방을 떠나 도시로 이주했고, 지방의 축제는 망향의 생각을 불러일으켰고, 지방 축제 방문의 동기가 되었다.

 

축제는 오늘날 전통의 전승, 지역 공동체로서의 일체감 조성 외에 관광산업의 성장과 함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행정기관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주도적으로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 농촌에서 행해지는 주요 축제는 여전히 농촌마다 다른 역사, 전통, 문화 그리고 특산물이 반영되어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 특산물의 개화, 수확과 함께 치러지는 축제는 국민에게 계절의 리듬을 제공하는 기능이 있으며, 획일적인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매력을 안겨 준다.

 

현재 전남에서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축제들 또한 대부분 광양 매실, 보성 녹차, 무안 백련처럼 특산 자원의 문화와 산업적 활성화,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의 축제 수행을 위해 서로 협력해 축제 특유의 비일상적인 공간을 공유와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는 공동체로서의 일체감 조성 및 지역 관광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즉,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 자원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① 지역문화의 고유성 함양과 전승, ②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화와 판매촉진, ③ 지역 공동체 강화, ④ 관광객 유입이라는 다목적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④에만 지나치게 비중을 두고, 이것은 지자체장의 치적과 연계하는 곳들이 있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①, ②, ③은 무시한 채 축제에 모인 사람의 숫자만을 중시해 소위 이 분야 전문가라는 사람들이나 관련 업체에 위탁을 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인기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다 보니 축제의 콘셉트는 해마다 바뀌고, 축제를 통해 지역문화의 전승과 발전, 지역민의 자립적인 축제에 의한 공동체 의식 조성, 지역의 매력적인 자원의 활용 등에 관한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농촌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특징인 계절성이 강한 풍경, 농산물 생산의 리듬, 지역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 지역 농산물의 홍보 기회는 무시되고 있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애용해 준 소비자를 초청한다든가, 고향사랑기부금을 기부해준 분들 등 지역발전에 도움은 준 외부인들을 초청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고, 축제를 함께 즐기면서 지역과 연대를 더욱더 강화하고, 팬으로 만드는 기회에 대해서는 기획 자체를 못 하는 곳들이 많다.

 

축제(祝祭)의 뜻은 축(祝)이 동반된 큰 제사(祭)이다. 가을에 개최되는 축제는 수확의 기쁨을 축하고 신에게 감사하는 뜻이 담겨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지자체가 있는 전남에서 전통적인 수확의 대상물은 농산물이다. 그리고 과학영농이 발달하고 판로가 치열한 현재의 농업에서 소비자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축제에서 이 농산물과 지역 농산물의 소비자가 배제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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