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강계주] 고흥군(군수 공영민)의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이 국가 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이 9월 7일 자로 국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됐던 목조상으로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능가사 입구 천왕문에 봉안돼있는데 예고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후 문화재청 심의를 거쳐 ‘보물(寶物)’로 확정될 예정이다.
사천왕상은 절(寺) 입구 천왕문에 봉안되어 사찰과 대중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호법신이다. 각 방향에 따라 동쪽은 지국천왕, 서쪽은 광목천왕, 남쪽은 증장천왕, 북쪽은 다문천왕으로 불리며, 각각 보검, 보당(깃발 달린 창), 용과 여의주, 비파 등을 손에 잡고 있다. 또 부릅뜬 눈, 크게 벌어진 입과 꼭 다문 입술, 갑옷을 입고 있는 신체, 발아래에는 악귀 등의 생령좌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돼 있다.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은 천왕문 해체 복원 시 발견된 상량문, 능가사 사적비, 복장 발원문 등을 종합해 볼 때 1666년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록들에 사천왕상의 조각승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참여자 명단에 경림, 행탄 등 17세기 후반 조각승 운혜와 색난의 문하에서 크게 활약했던 조각승들의 이름이 다수 확인된다.
능가사 목조사천왕상은 17세기에 흙에서 나무로 재료가 변화되는 분기점에 제작된 가장 이른 시기의 목조사천왕상이다. 따라서 소조상에서 목조상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적인 특징을 보여줘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
능가사 사천왕상은 정면을 향하고 있으며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인데 전체적으로 길쭉하고 늘씬하며, 개성적인 신체 비례가 특징이다. 이는 사천왕상 조성 재료가 흙에서 나무로 전환되면서 신체 표현의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며 대기근을 즈음한 당시 궁핍한 백성들의 삶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하여 사천왕상의 조형에 담은 것으로 이해돼 사회사적 관점에서도 연구 가치가 크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천왕상의 배치는 천왕문의 실제 좌향과는 무관하게 천왕문이 남향하고 있을 때의 상황에 준하여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능가사는 실제의 좌향을 의식하여 사천왕상을 배치하였다. 즉, 동방 지국천왕과 북방 다문천왕의 순서를 바꾸고, 남방 증장천왕과 서방 광목천왕의 순서를 바꾸어 배치하였는데, 방위 개념에 대한 인식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았다.
군 관계자는 “숨어있는 고흥의 종교 문화유산들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면서 “향후 능가사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보존·관리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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