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남 농산물과 맛의 관능 용어 체계화 시급하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8-30 08:23:29
  • 수정 2023-08-30 17:21:2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농산물의 품질을 설명하는 단어는 판매, 유통, 가공, 생산 및 품종 육종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쌀의 경우 통통한, 도툼한, 두툼한, 길쭉한, 매끈한, 달콤한, 미끈한, 윤기가 찰찰한 것 등 품질을 설명하는 단어는 쌀의 품질과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때와 장소 및 분위기에 따라 품질을 최대한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농산물 및 농산물을 가공하거나 조리한 음식 등에 사용되는 단어는 매우 많고, 지역과 연령대에 따라서도 차이가 많아 영역, 조직 및 사람에 따라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 그 결과 표준어 등 제한된 단어 위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표준어가 사용되면 각 주체간 의사 소통을 잘 되나 지역과 연령대에 따른 농산물과 음식 고유의 특성 표현, 상세한 품질 평가의 부족, 단어의 모호성으로 인한 평가의 낮은 정확도 등의 문제가 있다.

 

게다가 최근에 새롭게 개발한 농작물의 맛은 물론 외국에서 도입된 음식 소재와 음식은 그 맛을 표준어 범위 내의 단어만으로는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따라서 농산물과 농산물의 가공품, 음식에 관한 관능 용어 자원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그것과 가까운 것을 선택해서 활용하여 품질과 관련된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졌다.

 

과거 나주 등지에서 많이 이용된 집장의 맛에 대한 고령자들의 관능 평가 결과 달착지근, 사큼하다. 삭큼하다. 새콤하다. 시큼달큼하다. 달큼하다 등 다양하게 표현이 나왔다. 떡쑥으로 만든 떡에 대해서는 찰지다. 찔긋찔긋하다. 짤득짤득하다. 포름하다. 포르스름하다. 등 표현이 다양했는데, 이것들을 표준어로 정리하면 각각의 단어에 따라 느껴지는 미묘한 관능적인 느낌이 사라져 버린다.

 

농산물과 음식에 관한 용어는 과거의 용어뿐만 아니라 새로 생겨나는 것들도 많다. 음식의 이용법이 과거와는 달라졌기 때문에 조리 과정과 결과물에 따라 관능용어가 달라지고, 그것을 품질을 표현하는 용어로 정착하는 것들이 있는데 표준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품질 설명에서는 사용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따라서 농산물의 재료, 가공방법, 이용유형과 관련된 맛, 색, 질감 등 관능 용어를 조사하고 이를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 관능 용어의 조사에 의해 품질을 표현하는 단어가 정리되어 공통 언어로 만들어지면 정확한 품질 평가 도구 및 의사소통 도구가 될 것이다. 

 

관능 용어의 조사에서 시급한 것은 고령자가 알고 있는 관능 용어 자원이다. 나주에서 고령자 분들은 멥쌀가루를 모가리로 부르는 것처럼 지역에 따라 농산물의 명칭을 다르게 부르는 것들이 있고, 그에 따라 관능 용어들이 있다. 이것들은 어감이나 표현 등이 지역의 농산물을 차별화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는데 문제는 그러한 관능 용어들이 고령자의 사망 증가와 함께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은 농산물의 주요산지이자 풍부한 전통음식, 맛의 고장답게 농산물과 맛에 대한 관능 용어가 매우 풍부한 지역이다. 이 관능 용어를 조사하고 정리하여 전남산 농산물의 품질을 정확하게 표현 및 전달하는 것과 함께 전남 고유의 느낌이 살아나는 음식의 모양과 맛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559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김이강 서구청장,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참석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보성의 소리를 세계의 소리로! 제26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시상
  •  기사 이미지 오늘은 우리들 세상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