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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
  • 기사등록 2023-08-15 18: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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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서성열기자]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


오늘 광주행정의 중심 광주시청에서 광복 78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광복은 ‘절로 가진 것이 아니고, 누군가 베푼 것도 아닙니다.

수많은 선인의 희생과 더 많은 민초들의 고난으로 쟁취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광복은 더욱 뜻깊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목숨 걸고 독립을 쟁취하신 모든 선열과 유가족께 경의를 표하며,오늘 유공표창을 받으신 이운식 님, 박해현 님, 이상민 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오늘은 그동안 광복절 기념식에서 뵙지 못하던 분들을 특별히 모셨습니다.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이신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 오연임 할머니, 이경석 할아버지,그리고 아직 서훈을 받지 못한 김범수 선생의 후손 김행자님이십니다.

이분들은 여전히 ‘광복’을 완성코자 애쓰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광복은 ‘독립의 기쁨’과 ‘새 나라의 꿈’이 포개진 이름입니다.

78년 전 오늘, 우리는 모두 함께 독립의 기쁨을 누렸고, ‘새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김구 선생은 광복을 맞아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높은 문화의 힘으로 우리나라가 인류 문명에 기여하기를 바랐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민족지도자가 품은 그 꿈을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꿈은 이어졌습니다.

문화강국을 꿈꾼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과 세계에 한국의 문화를 당당히 개방했습니다.

전 세계에 문화한류가 시작되었고,오늘날 K-컬쳐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위상은 높아져만 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꿈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ACC)이 건립되었고,신남방 문화예술 교류의 교두보와 근거지가 마련되었습니다.


우리 광주는 김구 선생의 문화국가 건설의 꿈을 계승·발전시켜 가고 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의 심장을 쏜 안중근 의사의 꿈은 동양평화였습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힘을 합쳐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를 원했습니다.

한·중·일 3국의 평화회 설립,3국 공동은행설립, 공용화폐발행 같은 구체적 구상까지 내놓았습니다. 


동양평화의 꿈은 탈냉전과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으로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옛 소련과 중국 등 공산국가들과 수교를 맺었고,‘남북기본합의서’와‘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화해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다시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국제분쟁과 기후위기, 팬데믹 등의 지구적 도전 앞에서국가 간, 도시 간 연대와 협력, 공동행동이 더욱 절실합니다.

광주는 도시외교를 통해 더 많은 도시들과 협력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여름,

일본의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먹구름이 한국경제에 드리웠습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꿈꾸며,<소재·부품·장비 자립>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위기상황을 경제자립의 승부처로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 핵심품목의 국내생산도 늘었고, 수입처도 다각화되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소부장 자립’이 더욱 촉진된 것입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의 꿈은 지난달 우리 광주시에 지정된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78년 동안 우리 국민은 파란과 영광의 세월을 함께 겪었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수십 년의 군사독재를 겪고도 동아시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

세계 13위 경제강국, K-컬쳐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새 나라’에 대한 김구와 안중근의 꿈은 대한민국 국민의 꿈으로,그리고 우리 광주시민의 꿈으로 이어져 실현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우리 곁에는 여전히 온전한 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분들이 계십니다.


미쓰비시중공업 여자근로정신대 소녀들,

만주 봉천 소화항공기 제작소의 소년들,

홋카이도 스미토모 석탄광의 광부들,

일본 가고시마 해군 404부대 군무원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입니다.
 이 분들의 꿈은 ‘온전한 사죄’입니다. 그리고 ‘합당한 배상’입니다.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한 네 분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정부의 ‘3자 변제방식’에 동의하지 않으셨습니다.

누구도 피해자의 동의 없이 화해를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일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에 모인 성금은 피해자들의 결정을 지지하는 국민의 뜻입니다.


지난 7월 30일,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은 그 사람의 몸과 함께 사라지지만,함께한 경험은 기억으로 남고 역사로 남아 다음 세대까지 이어집니다.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에 따라 한 분 한 분의 명예가 회복되고,이분들의 ‘광복’이 더는 미뤄지지 않도록 우리 광주가 앞장서겠습니다.


광복을 이루지 못한 분들이 또 계십니다.


서훈받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입니다.

그분들의 꿈은 ‘합당한 이름’을 찾는 것입니다.


잊힌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일,

독립을 위한 모든 노력에 합당한 예우를 하는 일은 광복의 완성이자, 독립한 나라에 사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광주는 누가 뭐래도 국내 항일독립운동의 전진기지였으며,3·1운동 이후 국내 최대의 독립운동인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시입니다.

독립운동의 주역이 누군지 모르고서 그 전통을 잇겠다고 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일 것입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전국적·국제적 운동으로 이끈 장재성, 3·10 만세운동을 이끌고, 인술로 사람들을 이롭게 한 김범수, 


우리 광주에는 아직 합당한 이름을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은 서훈은커녕, 이념의 멍에를 짊어진 채 살았습니다.


78년 전 우리는 ‘대한’이라는 나라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이제는 잊힌 독립유공자들의 합당한 이름을 되찾아 역사에서 그 이름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78년 전 광복의 꿈이 오늘의 광주에 닿았듯이 지금 우리 광주가 꾸는 꿈은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광주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서곡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주연으로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의 일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주연이 될 ‘새로운 광주’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미래입니다. 


 우리 광주는 

‘미래차’와 AI를 결합해 미래산업을 키우고, 미래일자리를 늘릴 것입니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방방곡곡에서 사람과 기업이 찾아오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가뭄, 홍수, 폭염이 일상화된 기후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는 요즈음,기후정의가 실현되는 ‘기후 회복력 도시’를 만드는 것이 광복 78주년을 맞은 광주에 주어진 과제입니다.


기후위기가 초래할 위험으로부터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보호받는 도시가 광주여야 합니다. 

안전한 도시 광주는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 낼 것입니다.
 찾아가는 돌봄을 통해 복지에서 사각지대를 없애겠습니다.

광주는 통합돌봄을 통해 시민으로서 당당히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더 정의롭고 더 유능한 돌봄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입니다.


광주는 명실상부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성장해야 합니다.

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송암산단의 콘텐츠밸리를 중심으로 광주의 높은 문화의 힘이 산업으로, 기술로 이어져 대한민국과 세계에 기여할 것입니다. 


고대 변방의 작은 도시 로마의 도로와 도량형, 법체계가 세계의 표준이 되었듯이 우리 광주가 대한민국 미래의 새로운 표준이 되겠습니다.

‘그 꿈’을 여러분과 함께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신다면 불가능하지 않은 꿈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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