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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맥주와 파르페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8-09 0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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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무더운 날씨를 기다렸다는 듯이 더운 날씨가 찾아들자 무화과가 쏟아지듯 출하되고 있다. 영암군 특산인 무화과는 여름이면 마트뿐만 아니라 영암, 해남, 무안 등지의 도로변에서 판매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판매되는 무화과는 스티로폼에 담겨진 생과로 부가가치가 크게 높지 못하다.

 

무화과는 껍질이 얇고 쉽게 물러진다. 껍질이 얇고 무른 과일 특성은 먹기에는 좋으나 유통 시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상처가 쉽게 생겨 폐기율이 높게 된다. 무화과의 이러한 특성은 저장과 장거리 유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이며, 외국의 산지에서도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일본 나라현(奈良縣)에서 무화과 출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야마토군(大和郡) 야마시(山市)에서도 무화과의 유통에서 발생하는 상처과가 문제되었다. 야마시(山市) 농업위원회에서는 수확, 저장, 유통과정에서 짓눌러지거나 상처난 무화과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 결과 일본 교토부(京都府) 양조회사(醸造会社)와 손잡고 ‘무화과 맥주’를 만들었다. 맥주에 사용되는 무화과는 상처가 있거나 해서 폐기되는 무화과를 사용 목적으로 했으나 지금은 맥주 수요가 많아 상처가 없는 무화과도 이용되고 있다.

 

맥주는 보리와 밀의 맥아를 50%씩 사용한 바이첸맥주 스타타일이며, 알코올 도수 5%이고, 330mL용량이다. 무화과 과즙을 충분히 첨가하여 숙성시켜 희미하게나마 무화과의 향기와 단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본 온라인 스토어 ‘KURAND(클랜드)’에서는 과실주 스파클링 ‘아야카도 –SAIKADO- 무화과(사이카도위치지쿠)’ 판매하고 있다. 이 과실주는 일본 전통주에 수확한 후 2일 이내의 신선한 완숙 무화과를 30%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 도쿄에 있는 ‘호텔 쇼콜라(Hotel Chocolat)’에서는 무화과 파르페를 판매하고 있다. 호텔 쇼콜라는 1993년에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카카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텔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 루시아 섬에 자사의 카카오 농원을 가지고 있는 점을 활용해서 카카오의 매력을 이끌어낸 독창성 넘치는 카카오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일본에는 21개의 지점이 있는데, 도쿄 세이죠(成城) 지점에서는 무화과 파르페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런데 이것이 인기를 얻자 7월부터 오사카 등 6개 지점으로 확대해 판매하고 있으며, 독창성 있는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 쇼콜라의 무화과 파르페는 무화과를 통째로 이용한 것으로 초콜릿 소스가 별도로 제공되며, 취향에 맞게 파르페에 걸쳐 즐길 수가 있다. 이 초콜릿 소스는 화려한 향기와 과일 풍미가 특징으로 무화과의 신맛과 단맛과 조화되도록 한 것으로 호텔 쇼콜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일본 과일 타르트 전문점의 킬 페봉(Qu'il fait bon) 교토점에서는 7월 1일(토)부터 8월 31일(목)까지 계절 한정의 신작 타르트 ‘무화과의 쇼트 케이크 타르트~아르그레이 풍미~’를 판매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무화과 산지인 효고현에 있는 아와지시마(淡路島)에 있는 레스토랑 ‘미에레’에서는 지난 6월 8일(목)부터 7월 10일(월)까지 무화과 페어를 개최했다. 무화과를 많이 사용한 와플과 라떼의 2개의 상품이 기간 한정으로 판매해서 인기를 얻었다.

 

꿀 무화과 와플은 무화과 페이스트를 반죽한 반죽에 베리 시럽의 생크림, 꿀, 무화과를 얹은 것이다. 꿀 무화과 라떼는 꿀의 단맛과 무화과의 맛이 절묘한 것이 특징으로 인기를 얻었다.

 

무화과의 성수기를 맞이해 일본에서는 위와 같이 다양한 무화과 상품이 출시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무화과 산지에서 무화과 따기 체험, 무화과 가공하기 체험 농장 외에 산지의 레스토랑, 호텔, 카페 등에서 무화과를 이용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는 독자적인 상품을 만들어 홍보하면서 매출향상은 물론 무화과 소비를 증대시키고, 지역 방문객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점은 무화과 산지인 영암에서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무화과는 농민의 자산으로 한정되지 않고 지역의 카페, 레스토랑을 활성화시키고, 그것이 지역민에게 특산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기쁨을 제공하고, 지역의 관광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자원으로 활용된 성공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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