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녹차에 포함된 카테킨이 도자기의 유약 표면에서 선택적인 촉매 작용에 의해 산화하여 홍차나 우롱차 등의 발효차에 많이 포함되는 테아플라빈(Theaflavin)과 그 산화물 및 테알비딘((thearubigin) 등의 중합체가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 28일 영국의 네이처 리서치사가 간행하는 학술 잡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온라인 게재된 논문(Glazes induced degradation of tea catechins)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대학 대학원 공학 연구과 선진 세라믹스 연구 센터의 시라이 타카시(Takashi Shirai) 교수팀은 도자기 유약이 녹차 성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른 금속 산화물(Cu2O /CuO, CoO2, Fe2O3, TiO2 등)이 배합된 시판 유약을 사용하여 도자기에 유약을 바르고 1250℃의 소성에 의해 도자기 샘플을 제작한 후 이것에다 찻잎에서 추출한 녹차를 도자기에 넣은 즉시와 80℃에서 6시간 동안 유지했을 때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나게 되면 녹차의 색이 진한 갈색으로 변화하고, 유약의 유무 및 종류에 의해 농도가 변화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진한 갈색은 카테킨 분자의 산화 중합 반응에 의해 생성된 옥시테오타닌(oxytheotannin) 색소를 나타내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옥시테오타닌은 붉은 오렌지색을 가진 테아플라빈과 갈색을 띤 테알비딘 2종류로 분류되었다. 테아플라빈이나 테알비딘은 홍차나 우롱차 등의 발효차 중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속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을 이용하여 정성 정량 분석한 결과에서 찻잎에서 추출한 녹차 원액에서는 갈로카테킨(Gallocatechin, GC), 에피갈로카테킨(Epigallocatechin, EGC), 에피카테킨(Epicatechin, EC),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 EGCg), 갈로카테킨 갈레이트(Gallocatechin gallate, GCg), 에피카테킨 갈레이트(Epicatechin gallate, ECg), 카테킨 갈레이트(Catechin gallate, Cg)의 총 7종류의 카테킨 성분이 주로 검출되었다.

비교 시료로서 준비한 녹차만의 샘플(유약 무첨가)에서 80℃ 6시간 유지 후, 새로운 성분으로서 테아플라빈이 많이 생성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유약과 혼합한 시료는 카테킨의 양이 현저하게 감소했으나 테아플라빈의 생성량은 유약 첨가가 없는 시료보다 낮게 검출되었다. 이것은 유약의 첨가 효과에 의해 생성된 테아플라빈이 더 산화되어 다른 물질(후술)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유약과 카테킨의 반응 메카니즘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유약 중에 포함되는 금속 산화물이 루이스산(Lewis acids)으로서 기능하고, 카테킨 분자로부터 탈리한 양성자나 전자와 반응하여, 카테킨 분자로부터 중간 생성물의 카테킨 라디칼 또는 오르토 퀴논(ο-Quinones)이 형성된다. 형성된 중간 생성물은 또한 수소·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의 탈리에 의해 중합 반응이 촉진되어 테아플라빈과 그 산화물 및 테알비딘 등의 중합체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류의 건강 개선에 기여하는 카테킨이 유약을 바른 도자기 내에서 합성이나 풍미 변화가 일어난다는 위의 연구 결과는 다기의 개발 등 차와 도자기의 새로운 기능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동시에 전남의 차 산지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인용문헌]

Yunzi Xin, Sota Shido, Kunihiko Kato & Takashi Shirai. 2023. Glazes induced degradation of tea catechins. Scientific Reports volume 13, Article number: 1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