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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꽃과 전남 지자체 관광정책 순발력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6-22 07: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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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수국꽃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계절이다. 과거에 수국꽃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던 꽃이다. 꽃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4개이기 때문이다. 4라는 숫자가 기피된 것은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지금도 건물에서 4층은 F 등으로 표기되어 있는 곳을 가끔 볼 수 있는 것처럼 과거에 4자와 연관이 있는 것은 기피하는 문화가 있었고, 수국처럼 꽃받침이 4개인 것은 집 안에 심는 것을 꺼려했다.

 

그런데 수년부터 꽃받침이 4개인 것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고, 아름다운 수국꽃과 수국이 집단적으로 색재된 곳의 모습이 강조되면서 수국이 유행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각종 아름다운 모양으로 육성된 품종, 알칼리성 토양의 수국에서는 빨강, 산성 토양에 식재된 수국에서는 파란색 꽃이 피는 예측 불가의 화색은 그 매력을 높이면서 SNS를 통해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수국꽃의 열풍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나 해외에서는 이미 1970년대 또는 1980년대부터 수국 식재지를 관광상품으로 조성하고, 이를 활용해 온 곳들이 많다. 그것들이 스마트폰의 보급 및 SNS의 활성화와 함께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빨리 수국을 집단적으로 식재한 곳의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수국꽃 관광에 열풍을 가져왔다.

 

수국은 품종에 따라 다르나 보통 5-7월에 개화해 6월 상순부터 7월 상순 무렵에 절정을 이룬다. 시기적으로 벚꽃 등 봄꽃 축제가 끝나고 여름철 휴가 이전의 공백기에 개화되는데, 개화기간이 길어서 감상할 수 있는 기간이 길다.

 

수국은 또한 번식이 잘되며, 번식에서 개화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짧다. 수국꽃을 보고 수형을 다듬으면서 폐기할 가지를 잘라 삽목하면 발근이 빠르고, 2년 후에는 나무가 상당히 크며, 꽃을 감상할 수가 있다.

 

수국꽃은 이처럼 참신한 모양과 색깔, 기존의 꽃축제 시기와 겹치지 않은 개화 시기, 삽목에서 개화까지 짧은 기간, 목본식물로 관리의 용이성, 사람들의 수국꽃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은 관광객 유치에 목말라하는 지자체의 좋은 타깃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지자체에서는 수국이라는 아이템을 놓치지 않고 어떻게든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전남의 몇 개 지자체에서는 수국꽃 축제를 개최하거나 집단적으로 식재해 놓은 수국꽃을 홍보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그 지역들을 분석해 보면 묘하게도 적극적인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자체와 겹치는 곳들이 많다. 

 

따라서 전남 지자체 중 관광정책의 순발력 정도는 수국꽃을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고 있는지 유무로 판단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수국을 지역의 고유 자원으로 삼았던 전남 지자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수국꽃을 빨리 도입하고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고 있는 지자체는 후천적으로 관광자원과 상품을 만들어 가는 곳들이라 할 수가 있다.

 

수년 전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형식물원의 대표분이 수국 열풍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십만 평의 식물원을 조성하고, 희귀한 식물을 도입하는데 매우 많은 비용이 들었는데, 수국 열풍으로 인해 손님이 뚝 끊겠다는 것이었다.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이 식물원은 자연 자원과 고가의 희귀하고 이국적인 식물 그리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나 방문객들이 수국처럼 SNS상에서 자랑할 수 있는 신상품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 식물원은 곧바로 수국을 도입했다. 그 결과 현재 언론이나 SNS상에서 매우 많이 노출되면서 입장객도 증가하고 있다.

 

이 사례는 선천적인 역사관광자원, 자연관광자원 등에만 매달리면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자체가 수국을 활용하고 있는 지자체의 대응력 분석과 함께 되새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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