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자 자동차에 몸을 싣고 고속도로로 향한 우리가 마주한 것은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량들의 모습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그동안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외 이곳저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행락객들이 많아 차가 막힌다고 생각할 때쯤, 사고로 인해 전복된 차량과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고 있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이처럼 각 가정에서 적게는 한 대, 많게는 두 대 이상씩 차량을 운용하는 요즘, 차량 관련 사고가 증가함은 불가피해 보인다. 차량에 대한 관심 또한 날로 증가하여, 각종용품들이 출시되고 새 차처럼 깨끗하게 차량을 관리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세차용품에 지출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차량용 소화기를 구비한 운전자들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으며, 차량용 소화기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여도 그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차량용 소화기의 필요성과 차량 화재 예방 방법에 대해 알려, 화재로부터 안전한 차량운행을 바라며 글을 써보고자 한다.
자동차는 그 특성상 엔진에서 열과 불꽃을 만들고 연료도 인화성이 높으며 그 외에도 많은 가연물들로 구성되어 적절한 점검과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쉽게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필자도 차량화재 출동 현장을 종종 접하기도 하였음은 물론, 사무실 근무 중에도 "주행 중 본네트에서 연기가 보인다"라든지 "앞 차의 타이어 부근 드럼에서 연기가 발생하여 불꽃이 보인다"와 같은 출동 신고 접수 방송을 듣는 것은 꽤 잦은 일이다.
이 같은 차량 화재를 막기 위해 주기적인 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 자동차에는 많은 전기배선들이 있으며 노후화에 따라 절연이 약해져 합선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에 주기적인 배선 이상유무 점검이 필요하다.
엔진룸 내부가 과열되어 화재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기에 주기적으로 냉각수를 점검·보충하고 엔진룸 내부를 청소해줘야 한다. 또한, 타이어의 마모상태는 물론 브레이크 드럼·패드와 라이닝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체해주며 차량 내에 라이터, 스프레이 등 열에 취약한 물품은 비치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사전 예방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화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다른 차량과의 추돌이나 전복 등의 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경우,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하여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초기에 차량 화재를 진화시켜 우리 가족의 생명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생명까지 구할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는 가정 내 소화기 비치와 마찬가지로 초기에 소방차 한 대와 맞먹는 위력을 가진다. 또한, 대부분의 차량 화재가 고속도로에서 발생함에 따라 소방차 도착까지의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위력은 한 대 그 이상일 것이다.
이처럼 꼭 필요한 차량용 소화기에도 법적 규정이 있다. 자동차 내에 보관하는 특성 상 일정 이상의 진동과 온도를 견딜 수 있으며 초기 화재를 진화할 수 있는 능력 단위를 가진 소화기만 '자동차 겸용'이라는 문구를 표기할 수 있다.
차량 내 보관은 언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운전석이나 조수석 밑에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일반 소화기와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압력게이지를 확인하는 등 점검을 해야 한다.
이렇게 꼭 필요한 차량용 소화기가 아직까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은 놀랍고도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차량용 소화기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7인승 이상의 차량 등에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2024년 12월부터 시행하는 '소방시설 설치·유치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제 11조에 따라 5인 이상의 모든 차량에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 된다.
하지만 자동차는 물론 우리 가족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차량용 소화기, 법적 의무가 되어야 구비하겠는가? 사고는 법적 의무를 기다려주지 않고 찾아올 수 있다.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인 것처럼,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차량용 소화기 구비는 필수 사항이다. 차량용 소화기 구비가 당연시 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하루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안전을 위해 나설 시간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47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