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주키니 호박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3-29 07:36:30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호박이 뉴스 중심에 서 있다. 호박 종자 일부가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 Living Modified Organisms)로 판정되었기 때문이다. 국립종자원은 주키니 호박 종자 121종과 애호박 종자 126종 전체에 대해 LMO 검사한 결과 B기업의 주키니 호박 종자 2종이 LMO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키니(zucchini) 호박은 약 7,000년 전에 메소아메리카에서 처음으로 이용된 호박의 후손이다. 식물의 줄기는 덩굴을 뻗으면서 자라는 동양계 호박과는 달리 군생하고, 서양이 원산지여서 서양호박이라고도 한다. 과실의 외모는 둥글지 않고 오이처럼 길게 생겼는데 크고 통통해 돼지호박이라고도 하며, 녹색과종과 황과종이 있다.

 

주키니라는 이름은 이탈리어 zucchini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식물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남부(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 일원)인데, 유럽에 도입되어 남프랑스에서 이탈리아에 걸쳐 보급되었다. 19세기 후반에는 이탈리아에서 품종이 개량되었으며,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부터이다. 우리나라에는 1955년에 도입되어 시설재배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주키니 호박은 줄기가 군생하고, 수확량이 많아 온도가 낮은 시기에 시설재배 작목으로 많이 이용되는 편이다. 이 시기에 반찬, 국거리 등에 많이 사용되는 채소로 국내 총 호박 생산량(2021년 기준 약 24만3000t)의 약 4% 수준(약 960t)이다.

 

따라서 주키니 2종이 LMO로 확인된 것은 지금이 주요 출하 시기라는 점에서 시장에 적지 않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기·가스 등 난방 비용이 크게 올라 애호박찌개에서 애호박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올라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태는 더욱더 생산과 유통 및 수요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LMO 호박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A기업이 2015년부터 국내 검역 절차 등을 밟지 않고 미국에서 승인된 종자를 수입한데서 시작되었다. 게다가 이번에 LMO로 판정된 것은 A기업이 판매한 종자를 B기업이 육종에 활용해 육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식품의약국(FDA), 동식물검역국(APHIS), 캐나다 보건부 등은 A기업이 도입한 LMO 주키니와 같은 것에 대해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일반 호박과 같은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1995년 이후 안전성이 확보돼 승인·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은 LMO 주키니 호박이 건강에 유해 영향 유무를 떠나서 LMO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이 밝혀졌고, 그에 따라 LMO 관리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점이다. 더욱이 LMO 호박이 육종 자원 식물로 사용되어 대물림되었다는 점은 다른 작물의 관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까지 커지게 만들었다.

 

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육성된 LMO의 실태 파악, 국내 관련 품목에 대해서 전수 조사, 주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동시에 LMO의 관리 규정과 법률적인 장치를 좀 더 명확하게 하고, 관리의 시스템화와 정보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번 사태처럼 관리 부실로 생산자, 유통업자 및 소비자들이 느닷없이 피해를 보는 일은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4729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김이강 서구청장,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참석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보성의 소리를 세계의 소리로! 제26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시상
  •  기사 이미지 오늘은 우리들 세상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