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틱톡(TikTok)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샤플라 호케(Shapla Hoque)라는 여성은 양상추 열수 추출물을 마시면 졸음이 온다며 상추 추출물을 만드는 법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에서 샤플라 호케는 상추를 씻어서 머그컵에 넣고, 끓는 물을 붓고, 민트차 티백을 넣고 마신다. 그리고 동영상 말미에서 샤플라 호케는 매우 졸린다며, 잘 자요! 라고 말한다.
이 동영상은 조회수가 700만 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해시 태그는 30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동영상을 따라서 양상추 추출물을 만들어서 먹었더니 졸음이 느껴진다고 했다. 상추에는 진정 효과를 내는 락투코피크린(lactucopicrin)이라는 진정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졸음이 온다는 말은 설득력 있게 들릴 수가 있다.
그런데, 상추 추출물은 정말로 졸음이 오게 했을까? 시험해 보는 것 자체는 무해하지만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군다나 샤플라 호케가 동영상에 올린 상추의 양으로는 졸음을 유발하기 힘들다. 흔히 “상추를 많이 먹으면 불면증과 불안 증세에 효과가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 또한 증빙되지 않았다.
상추(특히 로메인 상추)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인간이 아닌 설치류를 실험 대상으로 했다(2017. Food Sci Biotechnol 26(3):807–814).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실험 쥐의 수면을 유도하려면 쥐 체중 1㎏당 락투코피크린 최소 15㎎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2006.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107(2):254-8).
이 결과를 체중 60kg인 사람에게 적용하면 9,000mg의 락투코피크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락투코피크린 함량이 높은 상추 기준으로 한 자리에서 상추 4k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양은 먹기도 곤란하지만 먹었을 때는 다른 성분으로 인해 과잉섭취에 따른 부작용의 우려도 있으므로 상추의 섭취에 의한 수면 유도는 쉽지가 않다.
상추 종자에서 추출한 오일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수면 촉진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2011. International Journal of General Medicine 4:451–456)가 있으나 이것은 종자 추출물이고, 파일럿 실험에 불과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틱톡에서 샤플라 호케의 방법대로 따라 한 사람들이 졸음이 왔다고 했을까? 그것은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일 것이다. 상추에는 불면증 개선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므로 그러한 효과를 기대하고 상추 추출물을 마셨기 때문에 수면 유도 효과를 얻었을 수가 있다.
가짜 약을 투여한 사람들에게도 진짜 약을 투여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몸이 거기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허북구. 2020. 상추, 수면 유도와 불면증에 정말로 좋을까?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0-12-04)
Can Lettuce Water Really Help You Sleep? An Expert Explains the Viral TikTok Trend(https://www.prevention.com/food-nutrition/a36804726/lettuce-water-for-sleep/).
Kim, H.D., K.B. Hong, D.O. Noh, and H.J. Suh. 2017. Sleep-inducing effect of lettuce (Lactuca sativa) varieties on pentobarbital-induced sleep. Food Sci Biotechnol 26(3):807–814.
Mostafa Yakoot, Sherine Helmy, and Kamal Fawal. 2011. Pilot study of the efficacy and safety of lettuce seed oil in patients with sleep disorders. Int. J. Gen. Med. 4:451–456.
Price, K,, M.S. Dupont, and G.R. Fenwick. 1990. Relationship between the chemical and sensory properties of exotic salad crops—coloured lettuce (lactuca sativa) and chicory (cichorium intybus). J. Sci. Food. Agric 53:185-192.
Wesołowska, A., A. Nikiforuk, K. Michalska, W. Kisiel, and E. Chojnacka-Wójcik. 2006. Analgesic and sedative activities of lactucin and some lactucin-like guaianolides in mice. J. Ethnopharmacology 107(2):254-258.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42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