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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백신, 미국서 최초 승인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1-06 07: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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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꿀벌용 백신 사용이 승인됐다. '가디언(The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농무부(USDA)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달란애니멀헬스(Dalan Animal Health)와 조지아대학(University of Georgia)이 공동 개발한 꿀벌 백신의 사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번에 사용이 승인된 백신은 페니바실러스 박테리아가 옮기는 미국 부저병(AFB: American Foul Brood)용이다. 꿀벌이 미국 부저병에 감염되면 꿀벌 애벌레의 몸체가 썩고 벌집이 파괴돼 군락 전체가 고사한다. 미국 부저병은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단기간에 전체 꿀벌의 군락을 파괴할 수 있고, 다른 벌에도 퍼질 수 있으나 치료제가 없다.

 

미국 부저병은 감염이 되면 벌통뿐만 아니라 꿀에도 수년 동안 잠복해 남아있을 수 있고, 전염력이 강한 아주 끔찍한 유충병이다. 그래서 양봉업자들은 감염이 되면 벌집과 양봉 기구를 직접 태우고 항생제를 먹여 질병의 추가 확산을 막고 있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꿀벌에 백신을 처리하는 방법은 여왕벌의 먹이인 로열젤리에 백신용으로 배양된 균류를 첨가한다. 여왕벌은 로열젤리를 먹은 후 난소에서 항체를 생산하고, 태어난 꿀벌 유충은 항체를 보유하는 것에 의해 병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하는 원리이다. 그러므로 ‘여왕벌 사육자들'은 백신을 급여한 벌에 대해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여왕'으로 광고할 수가 있게 되었다.

 

꿀벌은 양봉업자들의 수입 못지않게 농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계 식량 공급의 1/3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므로 건강한 꿀벌은 작물 수확량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인류는 꿀벌이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만큼 인류가 꿀벌을 안전하고 살아있게 유지하는 데 소홀하고 해를 끼쳤다. 양봉가들은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꿀벌 군집이 45.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주로 인간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UN에 따르면 꿀벌이 계속 사라지면 식량 공급망이 영구적으로 중단되고 수분에 크게 의존하는 과일, 채소 및 기타 작물이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꿀벌 백신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이번 승인에 앞서 지난해 10월 17일 수의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 저널에 발표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받은 여왕벌에서 태어난 꿀벌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여왕벌이 있는 벌집보다 AFB(American Foulbrood) 감염에 더 저항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은 꿀벌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꿀 및 의료용 왁스와 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상업적인 양봉을 증가시킬 수 있다. 가령, 기후 변화, 살충제, 가뭄으로 인한 기온 상승 등 꿀벌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백신을 처리하면 병의 감염율을 낮출 수가 있다. 

 

그러므로 꿀벌의 건강은 다면적인 문제이며 많은 요인이 꿀벌의 생존 또는 소멸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가운데 현재 백신은 1900년대 초부터 미국 벌통에서 초기 발병을 일으킨 파괴적인 질병인 AFB를 퇴치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용자료

Jocelyn SolisS-Moreira. 2022. The first honeybee vaccine could protect the entire hive, starting with the queen. Popular Science. Published Oct 21, 2022.

Oliver Milman. 2023. US government approves use of world’s first vaccine for honeybees. The Guardian. Wed 4 Ja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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